300일 동안 4억 2천만 마일을 비행한 끝에 인도 인공위성이 화성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인도 우주연구원은 화성 탐사에 든 비용이 약 7천4백만 달러(773억 원)로 역대 행성 탐사 비용 가운데 가장 저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성 궤도 진입 성공은 인도의 국가적 자랑이 됐습니다.
하지만 우주 탐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어떻게 가난한 나라가 우주 탐사 비용을 댈 수 있는가?“라는 기사에서 인도뿐만 아니라 스리랑카, 벨라루스, 볼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을 싸잡아 ‘피라미’라고 부르며 이런 나라들이 우주 탐사 계획에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껏 가난한 자를 대변하거나 정부의 사회 복지 지출을 옹호하는 매체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사에서 인도의 빈곤층 현실을 지적하며 우주 개발 대신 사회 복지에 돈을 쓰라고 충고했습니다.
하지만 과학 연구는 서양 자본주의 국가만의 특권이 아닙니다. 언제까지 제3세계 나라들은 과학 역사의 변방에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요? 물론 과학 기술이 실용적 성과를 내면 더 좋겠지요. <이코노미스트>도 인정하듯 지난해 태풍 때 인도 기상 위성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기여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과학 연구가 당장 어떤 사회 이익과 연결되는 경우는 흔한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과학이 국민에게 바로 실질적인 이득을 주느냐는 질문은 꼭 가난한 나라에만 던져야 할 것이 아닙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이 냉전 시대에 우주 탐사 경쟁을 펼쳤습니다만 그것이 어떤 실용적인 이득과 단기적으로 연결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물론 우주 탐사 과정에서 얻어진 과학 지식이 사회 진보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군산복합체에 이득을 주거나 전쟁 무기로만 쓰여서는 안 되겠지요. 이번 화성 탐사를 계기로 인도에서 어떻게 과학 기술이 더 폭넓게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장이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칼럼 출처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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