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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은 분쟁 지역 영토를 어떻게 표기하나

국경 지역은 지도에 표기하기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지형이야 위성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줄 수 있지만 국경은 명확히 그어져 있는 게 아닙니다. 강이나 길로 갈라져 있으면 다행이지만 산 사이, 사막, 전쟁 지역에 국경이 있기도 합니다. 몇백 년간 영토 전쟁을 하며 수백 번 다시 그어온 게 국경이죠. 그러면 구글 지도는 논쟁이 많은 지역의 국경선을 어떻게 표기할까요?

지도는 정치적 분쟁을 반영하게 됩니다. 기존의 지도 제작자들에게는 몇 가지 옵션이 있었습니다. 실선이나 점선, 음영으로 분쟁 지역을 표기했지요. 아예 국경선 두 개를 표기하고 분쟁이 되는 지역을 음영표기 하기도 했습니다. 한쪽의 편을 들어 실선을 그어버리기도 하지요.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분쟁이 되는 지역 지도를 보여주곤 하는데 8월 30일 올린 크리미아 반도 지도를 올릴 때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각 국가에서 주장하는 국경을 모두 표기했습니다.

구글 지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정확하고 정보가 많은 지도 서비스입니다. 매달 수십억 인구가 이 지도를 들여다보죠. 구글에서는 200개 국가에 맞는 로컬 지도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다른 언어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법을 따르는 거죠. MIT 대학에서 나온 분쟁 영토(Disputed Territories) 는 구글맵이 접속 지역에 따라 어떻게 다른 국경을 보여주는지 12개 지역을 추적합니다. (역자주: 지명만 다른 독도, 동해는 추적하지 않습니다.) 크리미아 반도의 경우 구글 우크라이나에서 검색하면 국경선이 거의 보이지 않고, 구글 러시아에서 접속하면 분명한 실선이 보이는 데 반해, 기타지역에서는 점선이 보이는 식이죠.

구글은 2005년 2월 지도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지도는 유용하고 재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구글은 그 민감한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외교 분쟁에 말려드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죠. 그러나 인터넷의 유연함을 이용해 구글은 소비자 불만을 피해가고 있습니다.(Economist)

역자 주: 동해와 독도를 검색해보았습니다. google.com에서는 각각 일본해(Sea of Japan), 리앙쿠르암 (Liancourt Rocks) 로 표기하는 반면 google.co.kr 에서는 동해(East Sea), 독도(Dokdo)로, google.co.jp에서는 일본해(Sea of Japan), 다케시마(Takeshima) 로 표기합니다.

크리미아 지역 지도. (좌) 전세계 표준 (중앙) 우크라이나 구글 접속 (우) 러시아 구글 접속

google.co.kr에서 검색한 동해

 

google.com, google.co.jp 에서 검색한 동해

google.com의 독도

google.co.jp의 타케시마

google.co.kr의 독도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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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기사 내용에 맞는 '구글맵내 독도 이름 찾기 청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청원을 모아서 구글에 직접 건의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청원 참가는: http://fixyourma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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