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세를 불려가고 있는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가 소수인 야지디(Yazidi)교도와 기독교도 여성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유일한 야지디족 여성 국회의원인 비안 다킬(Vian Dakheel)이 의회에서 의장의 만류를 무릅쓰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라크 정부의 인권부 대변인이 야지디족 여성들이 집단으로 납치된 사건이 있었음을 확인했고, 적신월사와 언론사들도 속속 비슷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와 UN도 이 사안을 주목하기 시작했죠.
지금 이라크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소수 종교에 대한 탄압은 거의 학살 수준에 달하고 있고, 이라크 여성 일반 역시 이슬람 권위주의자들이 득세한 후 큰 고초를 겪고 있죠. 그러나 성별과 종교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소수 종교집단의 여성들은 집중 목표물이 되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전 세계, 특히 아랍 세계의 여성 단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자지구 폭격이 시작된 이래, 이 지역의 여성들을 위해 연대하자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물론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지만, 이라크내 야지디교도나 기독교도 여성들의 어려움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과 크게 대비됩니다. 이들에 대한 무관심은 우선 무지의 소산입니다. “아랍 세계”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오로지 무슬림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이 지역에도 소수 종교인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이 소수 종교 집단에 속한 여성들의 목소리는 종교 자유를 외치는 집단에서도, 여권이나 소수민족의 권리를 말하는 집단에서도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UN이 내는 보고서에서도 이 지역 내 소수 종교 집단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 여성 단체들이 나서야 합니다. 현 사태를 파악하고 증거를 수집해 책임을 묻는 일과 더불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일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성 단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여론을 조성하고 각 국 정부를 압박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이런 활동에는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일례로 2005년에는 집중적인 로비 활동 끝에 원주민 여성의 권리에 대한 결의안이 UN에서 통과되기도 했죠. UN 결의안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다 해도, 현재의 침묵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Guardian)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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