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문화

로빈 윌리엄스 사망 기사는 어떻게 보도하면 될까요?

[역자주: 유명인 자살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는 몇 년 전부터 한국 언론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언론재단 <포인터>에 실린 글을 소개합니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 자살 소식을 계기로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자살률이 지난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이 선정적인 제목, 무리한 추측, 울부짖는 팬의 모습을 담으면 심각하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명인 자살 뉴스는 보도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문제는 어떻게 보도하느냐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자동차 사망자보다 자살 사망자가 더 많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에서 중년층 자살이 증가하는 현상도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는 “경제적 부담에 짓눌리는 데다, 쉽게 진통제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지금 중년 세대)에서 특히 자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적 있습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35~64세 미국인 자살률은 13.7%에서 17.6%로 거의 30% 증가했습니다. 중년 자살은 남녀 모두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남성 자살률이 더 높아서 중년 남성은 10만 명당 27.3명이 자살하는 반면 중년 여성은 8.1명꼴입니다.

보도 준칙

미국 자살 연구학회는 언론이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다음 사실을 염두에 둘 것을 권합니다.

첫째, 자살 관련 뉴스 보도가 사회 전체의 자살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50여 가지가 넘습니다. 자살률은 보도의 양, 보도 기간, 보도의 중요도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둘째,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너무 생생한 사진을 쓰거나, 선정적인 표현을 쓰거나, 죽음을 미화하는 등의 기사는 피해야 합니다.

셋째, 자살 사건은 아무리 단신이라도 신중히 보도해야 합니다.

자살 사건 뉴스에서 기자가 흔히 하는 실수는 마치 어떤 큰 이유 하나 때문에 자살했을 거라고 원인을 특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자살이란 대개 여러 가지 정신적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는 복잡한 행동입니다. 자살학 전문가들은 전체 자살의 90%가 정신적 질환이나 중독 물질과 관련 있다고 추정합니다. 양쪽 다 처방 가능한 것입니다. (Poynter)

원문보기

신호철

Recent Posts

중국과 미국이 기술 협력한다? 이게 쉽지 않은 이유

중국은 최근 환경 기술 분야에서 눈부신 진전을 이루며 글로벌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의…

8 시간 ago

[뉴페@스프] 곧 닥칠 ‘고령 사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일 ago

“숨 쉬는 건 범죄가 아니다”…노숙도 마찬가지? 간단치 않은 사정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노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숙자를 처벌한 지방 정부(시 정부)의 행동이 위헌이라는 사건에 관해 이번…

3 일 ago

[뉴페@스프] Z세대 가치관에 문제 있다? 그런데 부모인 X세대가 더 문제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5 일 ago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6 일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