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쓴 파스칼 보니파스는 파리에 소재한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입니다.)
시리아 사태로 죽은 민간인이 올해 가자 사태로 죽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보다 더 많은데, 왜 시리아 사태엔 조용했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에는 그토록 뜨겁게 반응하느냐? 이스라엘 옹호자들이 종종 터트리는 항변입니다. 이런 주장은 이스라엘 폭격 반대 시위 배경에 유대인혐오주의(antisemitism)가 있다는 의심을 깔고 있습니다.
이건 완전히 틀린 얘깁니다. 이스라엘 폭격을 비판하는 사람 대다수는 바샤르 알아사드의 압제에 대해서 처음부터 항의해 왔습니다.
시리아 반군이 실은 서방의 끄나풀이며, 시라아 현 정부는 서양과 맞서는 아랍 세계 저항의 근거지라고 (잘못) 이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도 틀렸습니다. 사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오랫동안 알아사드 정권에 협력해 왔지요. 시리아 정부는 입으론 이스라엘에 호전적인 수사를 퍼부었지만, 실질적으로 이스라엘에 어떤 위협도 주지 않았습니다.
시리아에 직접적 군사 개입을 해야 할 지에는 이견이 있어도, 알아사드의 독재를 규탄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독립을 원하는 사람 대다수가 같은 생각입니다. 시리아 학살에 항의하는 수많은 기사, 서적, 토론회, 시위 등이 있었고 이런 움직임은 지금 이스라엘 폭격 반대 시위와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중동 유일의 민주국가”라고? 정말?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시리아 사태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시리아는 자신이 중동 유일의 민주국가라고 주장한 적도 없고, 서구적 가치를 따르는 신봉자라 주장한 적도 없습니다. 시리아는 자기 군대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서구 미디어는 독재자 알아사드를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평화의 사도’로 묘사하지도 않습니다.
자칭타칭으로 ‘민주주의 본보기’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권과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스라엘은 겉으로 보기에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자기 국민도 아닌 다른 민족을 지배하며, 소요가 생기자 매일같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압제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를 민주주의 정부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차이점이 또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누가 알아사드 정권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즉각적으로 일부 언론과 정치인, 학계로부터 ‘아랍혐오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거나 시리아 정권 비판을 자제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자 시민을 향한 폭격을 멈추라고 시위하는 사람은 상대를 가려가며 분노를 터뜨리는 차별론자가 아닙니다.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킬 것을 원하는 그런 분들과는 달리 말이죠.
출처: <누벨 옵세르바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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