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을 전공하는 미네소타 대학의 준 카본(June Carbone) 교수와 조지 워싱턴 대학의 나오미 칸(Naomi Cahn) 교수는 신간 “결혼 시장(Marriage Marktes)”을 통해 왜 미국인들이 자녀에게 투자하는 데 실패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저자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아이를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믿음이 많은 미국인에게 이제는 매력이 없거나 아니면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황폐해진 경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은 결혼이 자신들이 지킬 수 없는 의무를 부과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부부의 절반이 이혼하는 상황이고,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40%가 미혼모(single mother)를 부모로 두고 있습니다. 카본 교수와 칸 교수는 결혼 상대자를 찾는 과정을 가리켜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믿음직한, 그래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매우 중요한 협상으로 묘사합니다. 결혼은 법으로 강제되는 권리와 의무를 수반한 계약입니다. 미국 소득 상위 30%의 사람들에게 결혼은 여전히 과거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혼율은 낮고 이들은 너무 바빠서 결혼 시장에 다시 돌아갈 여유가 없습니다. 피임약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보는 사람들은 대학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인데, 피임약은 두 사람이 모두 성숙해지고 높은 임금을 가져다주는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출산을 늦춰주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두 사람이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게 되면 부모가 가진 장점과 혜택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됩니다. 두 저자는 미국 사회에서 소득 상위 계층만이 자녀들에게 투자할 시간과 돈이 있다고 말합니다.
소득 하위 계층으로 갈수록 상황은 나빠집니다. 소득 최하위 계층의 경우 결혼이라는 것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이 결혼 제도를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에 정착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도저히 갖출 수 없는 이들에게 결혼은 도달할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린 겁니다. 결혼의 미래는 소득 분포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중간 계층 사람들 사이에서 이혼은 소득 상위 계층보다 흔하지만, 소득 하위 분포에 위치한 사람들보다는 결혼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결혼 제도의 기반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는 것은 전혀 비밀이 아닙니다. 몹시 가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여성들에게는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여성에게 경제적인 이유로 최악의 결혼 생활을 참고 견뎌야 할 이유가 없어졌으며, 괜찮은 일자리를 가진 노동 계급 여성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성과 결혼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남성들을 위한 좋은 블루칼라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데 있습니다.
결혼 제도의 침식이 중단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쉬운 해결책도 없습니다. 두 저자는 지금까지 시행된 어떤 공공 정책도 모두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현재 미국의 가족법으로 초점을 돌립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가족법은 미국 사회의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고 뒤쳐져 있다고 두 저자는 말합니다. 즉, 현재의 가족법은 나눌 재산이 충분히 있는 상위 계층 사람들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득 하위 계층 사람들에게 가족법은 거의 처벌을 위한 것으로 이용됩니다. 즉, 아이를 양육할 돈이 없는 남성이 어떤 아이의 아버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경우가 가족법이 적용되는 대부분의 사례이죠. 소득 분포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의 경우 딱히 법원에 갈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통장 잔액이 적으니 별로 나눌 것도 없고 여성들은 일자리를 잃은 전남편을 몰래 도와준 것이 지금의 남편에게 드러날까봐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저자들은 오늘날 미혼모에게서 태어나는 수백만 명의 아이들의 이해를 최대한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 가족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이들은 가족법이 동성 커플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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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낯설지만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