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중세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프랑스 남부 도시 아비뇽은 거대한 극장이 됩니다. 세계 각지의 연극 배우, 연출가, 극작가들이 이 곳에 모여들어, 극장은 물론 교회와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죠.
올해 아비뇽연극제의 총감독을 맡은 올리비에 파이(Olivier Py)가 말하는 아비뇽 연극제의 창립 정신은 민주주의입니다. 1947년 유명한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장 빌라르(Jean Vilar)가 연극제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연극은 극장표를 살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의 문화였기 때문입니다. 빌라르는 문화의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소도시에서 연극제를 시작했습니다. 67년이 지난 오늘날, 연극인들에게 7월의 아비뇽은 각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올해 연극제는 총 50개의 작품을 공식적으로 선보일 예정이고, 아비뇽 오프(Avignon Off)라고 불리는 비공식 섹션에서 1000여 개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눈에 띄기를 원하는 신인들도 작품 하나만 가지고 아비뇽을 찾고, 1966년 국제 연극제가 된 후로는 참여 작품의 80%가 외국 작품일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연극제 진행이 순조롭지만은 못합니다. 정부가 연극제 지원금 대폭 축소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에, 화가 난 스텝과 배우들이 쇼를 취소하고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들에게 문화란 시장의 법칙 위에 있어야 하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죠. 그리고 시대의 변화는 이제 역사깊은 아비뇽 연극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파이 총감독은 아비뇽 연극제의 동요가 오늘날 프랑스 사회의 전반에 퍼지고 있는 불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경제 위기가 도덕적 위기로 이어졌고, 프랑스라는 나라의 기반인 문화 유산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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