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행복이나 불행 등 사용자의 감정을 고의적으로 부추겨 페이스북 사용 추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 실험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페이스북은 고의로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더 참아서는 안 됩니다.) 언론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지요. (옴 마익 블로그 글: 빅데이터에는 큰 책임감이 따릅니다.) 아래 가디언 기고문은 그중 드물게 페이스북 실험을 옹호한 글입니다. 주류 의견은 아니나 페이스북의 실험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저는 얼마 전 한 대학에서 그 대학 이메일 서버를 사용한 4만 명의 학생과 교직원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 관계 발전이 어떤 규칙에 따라 변화하는지 조사하였습니다. 연구 계획서는 우리가 속한 기관 위원회의 검토를 받았고, 논문은 인간 관계 연구에 중요한 몇 가지 새로운 발견을 했지요. 싸이언스 지에 논문을 발표한 후, 우리는 인간을 박테리아 취급해 실험실 접시에서 연구했다고 호된 비판을 받았습니다. 우리 연구가 소름끼치다는 거였죠.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같을 겁니다. 그래요,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직접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체 위원회 검사를 받은 후 사용자들의 행태 조사를 하였고, 결과를 과학잡지에 발표한 후 페이스북은 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에서 과도기적 순간이 늘 새로운 불안감을 낳는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18세기 말 19세기 초 과학이 빠르게 발전할 때, 호주와 아프리카 대륙을 탐험할 때, 더 성능 좋은 망원경이 우주의 비밀을 밝힐 때마다 종교 단체들은 과학이 신의 영역에 침범한다며 경계했습니다. 시인들도 과학자들이 세상의 신비를 없애버린다 슬퍼했지요.
새로운 도구의 발견은 우리를 불안하기 합니다. 그러나 사회과학은 200년 전 천문학과 화학이 겪었던 대혁명을 지금 겪고 있습니다. 예전에 수치화할 수 없었던 현상을 측정하고 연구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지요. 과학적인 도구가 직감과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영역을 대체했고, 사람들은 과학의 대혁명이 일어나던 순간처럼 이런 변화를 믿을 수 없다고 치부해버리거나,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고 맙니다.
물론 어떻게 실험을 할 것이냐 토론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인간이나 사회가 과학적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은 틀렸습니다. 권력의 본질을 이해할 것인가 무시할 것인가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화가 난 건 페이스북이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에서 광고주, 마케터, 정치인은 늘 인간의 감정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건 삶의 한 부분일 뿐이죠. 페이스북 연구가 우리의 일상과 다른 점은 이 효과를 이해하고 수치화해서 발표했다는 겁니다. 이게 아직도 기분 나쁘게 느껴진다면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우리의 감정을 조종 당하고도 모르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그 조종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동의 의미와 반향을 정확히 이해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
우리는 페이스북과 정부가 이런 연구를 계속 수행하도록 요구해야합니다. 도구가 있는데 안하는 게 되려 문제입니다. 네, 연구의 수행과정은 물론 도덕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죠. 그러나 아무도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면 사회과학은 인간이 본질을 밝히는 연구를 계속해야 합니다. (Guardian)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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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허락은 맡고 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