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참전용사들을 위한 의료보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고 있는 한 인물이 눈에 띕니다. 바로 버몬트 주의 무소속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입니다. 1970년대에 버몬트 주 지방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고작 2%의 표를 얻은 그가 이제는 2016년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소개하는 미국 유일의 상원의원입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샌더스는 빈부격차라는 사회 문제가 자신의 DNA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버몬트 주 벌링턴의 시장을 지내던 당시 그는 값싼 주택을 보급하고, 수변지구의 개발 계획을 취소해 더욱 많은 주민이 그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상원에서 부시 정부의 감세 정책을 유지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며 무려 8시간 반 동안 연설을 해 전국적으로 팬을 모았죠.
하지만 샌더스의 정치 고향인 노스이스트 킹덤(Northeast Kingdom)이라는 지역은 버몬트 주 안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힙니다. “사회주의자”가 인기를 끌 만한 환경은 아니죠. 하지만 이곳에서 샌더스의 인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 지역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랜디 미드는 총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동성 결혼이 비도덕적이라고 믿고 작은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투표소에서 그의 선택은 언제나 샌더스였습니다. 이유는 샌더스가 영세 목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대기업에 맞서 싸워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때 우윳값이 폭락해 목장이 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샌더스가 정부의 지원금을 이끌어내 목장들을 살렸습니다. “버니는 비싼 양복을 입은 자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우리는 그런 양복 안 입습니다. 버니도 마찬가지고요.”
연방 예산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샌더스의 탁월한 능력 앞에 “좌파”, “리버럴”과 같은 공격은 힘을 잃습니다. 그는 그렇게 끌어온 예산으로 보건소를 짓고, 참전 용사들을 위한 시설을 지었습니다. 또한, 그는 일 중독 현장형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버몬트의 인구가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상원의원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주민의 비율은 놀라울 정도로 높습니다.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데, 보좌진이 말려도 참석자들이 할 말을 다 할 때까지 자리를 정리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지내던 시절에는 밤늦게 걸려오는 민원 전화를 직접 받았고, 눈이 오면 제설차를 타고 도로를 직접 살폈습니다. 주말에도 거의 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샌더스는 “샌더스 의원님”이 아니라 “버니”로 불립니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꼭 한 표 던지겠다고 말하는 주민들이죠.
물론 샌더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의회에서 민주당과 의견을 함께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면서 무소속(independent)을 자처하는 것은 가식이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죠. 하지만 샌더스는 “무소속”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무소속 의원이란이란 극우 공화당과 중도쯤 되는 민주당 사이에서 그 중간쯤 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샌더스는 실제로 대선에 출마할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만일 나선다면 민주, 공화 양당이 나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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