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국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위치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995년부터 1998년 사이 10만 명 중 23.2명이 자살했던 것에 비해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는 이 수치가 9.8명으로 줄어 자살률이 무려 58%나 감소한 것이죠. 특히 높은 자살률을 보였던 농촌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살률은 비슷한 기간 동안 연구에 따라 최대 90%까지 감소했습니다. 보고되지 않거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살 건수를 감안한다고 해도 놀라운 변화입니다. 정신 건강 보건의 획기적인 개선이나 국가적인 자살 방지 캠페인이 없었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이와 같은 자살률 감소를 이끌고 있는 두 가지 사회 현상은 바로 인구 이동과 도시 중산층의 부상입니다. 젊은 여성들이 일자리를 쫓아 도시로 나가면서, 부모의 압박이나 원치 않는 결혼, 시어머니의 구박 등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죠. 농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자살 방식은 충동적으로 살충제를 마시는 것인데, 도시화의 진행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살충제로부터 물리적인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살충제의 독성이 크게 떨어진 것도 자살률을 낮추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자살률도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농촌 인구가 줄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환경 오염이나 먹을거리 위생, 부동산 가격 등 걱정거리가 늘어나는 와중에서도 중국 도시인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대가족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던 가족 간의 갈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 사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와 같은 현상이 도시화, 현대화가 개인의 소외와 자살률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뒤르켐의 학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뒤르켐의 주장은 여러 선진 사회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의 부유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만 봐도 자살률이 중국보다 훨씬 높고, 세계 평균 자살률도 증가 추세니까요.
하지만 중국도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자살률이 소폭 반등했듯, 경제 성장 속도가 줄어들면 자살률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급격한 자살률 하락을 이끈 인구 이동과 도시화도 이미 그 폭발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자살률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노인층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령화가 진행 중인 중국에게는 큰 문제입니다.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보호자 없이 홀로 남겨진 노인이 늘어나고, 한 자녀 정책으로 부모 부양의 부담이 커진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앞으로도 중국의 자살률이 90년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20년이 지났을 때는 또 상황이 많이 바뀌어있을 겁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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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글 잘읽고 있습니당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