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베네딕트 에반스는 실리콘밸리에서 명망이 높은 블로거로 현재 안드레슨 호로비츠 벤쳐캐피탈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블로그에 올라온 2014 WWDC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 애플의 연례 콘퍼런스로 구글의 I/O와 함께 IT업계의 가장 중요한 컨퍼런스로 꼽힘) 분석글을 소개합니다.
WWDC에서 애플은 4,000개의 새로운 API(플랫폼을 제3자가 사용할 수 있게 열어주는 인터페이스)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중요한 흐름 몇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애플은 마침내 키보드, 알림 센터, 파일 공유, 지문인식 스캐너 등의 API를 공개해 그동안 iOS의 특징으로 뽑힌 제약 사항을 제거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외부 개발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려면 그에 걸맞는 비용을 치러야합니다. 보안이 약해지고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죠. 그래서 애플은 API를 공개하면서도 아주 구체적인 사용 사례를 지정해줍니다. 이를테면 멀티태스킹을 허용하면서도 시스템 접근을 금지하고 애플이 통제권을 유지합니다. 외부 키보드 앱은 지정된 방식으로 필요한 기능에만 접근하고 네트워크나 다른 앱에는 접근을 못합니다. 앱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역시 애플의 통제 아래 지정된 방식으로 지정된 액세스만 접근이 가능합니다. 지문인식 스캐너는 원본데이터가 아니라 시스템이 응답한 “yes/no”만 받을 수 있죠. 여전히 아이폰에 직접 파일을 저장하지 않는 ’No documents’ 원칙은 유지하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안드로이드에 뺏긴 까다로운 유저들을 되찾아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애플은 전통적인 약점으로 뽑혀오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보게 될 새로운 기능은 어떤 형태로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웹상의 클라우드가 아니면 블루투스나 Wifi로 연결된 ‘개인적인 클라우드(personal cloud)’ 형태로라도 말이죠. 사진을 어느 기기에서나 편집하다가 집 밖으로 나가도 휴대폰에서 사진을 볼 수있고, 사실 거기 보이는 사진은 미리보기인 식이죠.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애플과 구글이 매우 다릅니다. 구글은 웹브라우저에서 모든 클라우드 기능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어느 단말을 사용하던간에 웹에 가면 모든 정보가 다 있고 그곳에 지능을 담아두려는 거죠. 단말을 ‘멍청한’ 존재로 치부하는 구글에 비해 애플은 클라우드를 ‘멍청한’ 스토리지 정도로 치부합니다. 모든 기능은 단말에 API를 기반으로 구현하고 클라우드에 있는 정보를 읽어와 효과적으로 보여주려 하죠.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평균 2년으로 10년에 한 번씩 바꾸는 TV, 자동차보다 혁신의 주기도 훨씬 빠릅니다. 그러나 클라우드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면 업데이트는 일주일 단위로 계속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일년에 한 번씩 OS 업데이트 하는 동안 구글은 1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는 식이죠.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애플이 새로운 기기를 발표하고, 6-9개월 동안 시장을 선도하다가 구글과 다른 OEM 업체들이 곧 따라잡아 3-6개월 정도 시장을 주도하는 주기가 반복됐습니다. 그러나 구글이 하듯 매주 API가 업데이트되는 건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가장 최적화된 API가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고, 로드맵이 명확치 않죠. 구글과 애플은 여전히 통제와 개방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Benedict Evans)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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