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화성의 협곡은 화성에 물이 존재했었다는 증거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는 이 협곡이 생명체가 거의 살 수 없는 종류의 액체, 곧 용암으로 인해 생겼을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우주에서도 관찰되는 4,000 km 길이의 마리너리스 협곡(Valles Marineris)은 화성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립니다. 이 거대한 홈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물에 의해 생긴 것으로 생각되어져 왔지만 스위스 연방 공대(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의 지오반니 레오네(Giovanni Leone)는 이 협곡이 용암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NASA 의 화성정찰위성(MRO)의 사진 수천 장을 분석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한 점이 실제 25cm 길이에 해당하는 고해상도 사진입니다. 이 사진들은 여러 협곡과 수로들에 용암의 흔적이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바닥의 90%이상이 용암, 또는 용암과 관련된 산사태로 덮여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레오네는 이를 통해 이 협곡을 만든 것이 용암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충분한 양의 물이 없이도 이런 형태의 협곡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협곡은 수십억 년 된 것으로 여겨지며, 레오네는 이 협곡을 만든 화산이 다른 새로운 화산들에 의해 지금은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지배적인 생각과는 매우 다른 결론입니다. 사실 화성의 협곡이 화산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1970년대에는 지배적인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5년 동안 과학계는 점점 더 이 협곡이 단층 현상과 물에 의해 퇴적암이 부식된 것이라는 설명을 지지해 왔습니다.
이 협곡이 물에 의한 것인지, 용암에 의한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단순히 지질학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다수의 과학자들이 여전히 믿고 있는 것처럼 이 협곡이 물에 의해 형성됐다면, 이 곳은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일 것입니다. 2019년 화성에 착륙할 예정인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의 엑소마스(ExoMars)는 바로 이 협곡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즉, 레오네의 주장이 맞다면, 이 협곡에 물이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줄어들며, 이 협곡에 우주선을 착륙시켜야 할 필요성 역시 극히 줄어들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아예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물이 존재하리라 생각했던 화성의 한 지역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말해줄 뿐입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유럽우주국의 계획을 바꿀 가능성 또한 높지 않습니다. 레오네의 결론은 아직 잠정적이며, 실제로 사진을 통해 어떤 암석이 물에 의한 퇴적암인지, 용암에 의한 화성암인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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