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문화

나쁜 오렌지 껍질 설탕 절임

내가 약 1년 전 이웃들을 집에 초대했을 때 한 헝가리 출신 물리학자는 자신이 할머니에게 배웠다는 오렌지 껍질 설탕 절임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물리학자도 무척 좋은 사람이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할머니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오렌지 절임을 생각해낸 그 누구 역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 오렌지로 만든 간식은 약간의 날카로운 씁쓸함과 부드러운 하얀 속살, 그리고 쫄깃한 오렌지 색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는 식사 내내 황홀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지요.” “분명히 아셔야 할 것은,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아 나는 설탕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어요.” 나는 그에게 내가 만들었던 핫 퍼지(아이스크림에 부어 먹는 시럽)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퍼지를 두 번 째 데웠을 때, 퍼지는 딱딱하게 굳었고, 이 퍼지를 씹었을 때 나는 이를 부러뜨렸습니다. 또 냄비에 눌어 붙었던 퍼지 때문에 나는 냄비를 버려야 했습니다. 그 물리학자는 내게 오렌지 절임을 만드는 법과 특별한 주의사항을 알려 주었고 나는 완벽한 오렌지 절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느날 우주의 법칙 하나가 갑자기 바뀌기 전까지 이 간식을 자주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 날 부터 그가 알려준 방법으로는 더 이상 오렌지 절임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나는 모든 변수들을 바꿔보았습니다. 나는 늘 오렌지 2개를 사용했습니다. 설탕과 물을 각각 한 컵 반씩 1:1로 준비했고, 같은 크기의 팬을 사용했으며, 같은 횟수만큼 저었고, 물이 천천히 끓어 거품위에 거품이 생기며 수분이 남지 않을 때 까지 같은 속도로 데웠습니다. 이 상태에서 이들을 넓은 접시위에 붓고 식혔습니다. 여전히 이들은 유리처럼 딱딱해 졌고, 먹었다가는 치아가 깨질 것 같았습니다. 그 헝가리 물리학자는 내게 자신은 그걸 녹을때까지 입에 물고 있어 보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냥 몽땅 버렸습니다. 나는 절망했습니다.

그 물리학자는 오렌지 껍질의 두께가 이 절임이 유리가 될지 젤리가 될지를 결정하는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침 나는 껍질의 두께를 바꿔보지 않았었고, 또 물리학자들의 말은 대체로 옳기 때문에 이번에도 아마 그의 말이 맞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나는 설탕이 가진 복잡한 화학적 특성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탕을 물에 녹인 후 물을 천천히 끓여 없애는 것은 설탕용액의 농도를 높이는 것과 같습니다. 예일 대학의 한 수업인 당분의 과학(Sweet Science) 내용 중에는 설탕용액의 농도에 따른 용액의 성질변화가 있습니다. 농도가 92%일 때 설탕용액은 둥글게 뭉칠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해 집니다. 95%가 되면 이 용액은 실처럼 늘일 수 있습니다. 99%가 되었을 때 실은 끊어지기 시작하며 100%가 되는 순간 용액은 맑은 호박색을 띄었다가 온도에 따라 갈색에서 검은색으로 빠르게 바뀝니다. 이 순간을 놓치게 되면 당신은 팬을 버려야 합니다.

그러나 설탕은 단순한 화합물이 아닙니다. 사실 설탕은 나쁜 물질입니다. 당신은 설탕이 얼마나 다양한 종류로 변하는지 믿지 못할 겁니다. 오늘날 요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은 사람들에게 사탕 온도계(Candy thermometer)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저 유명한 해롤드 맥기(Harold McGee) 역시, 자신의 실험실에서 조차 설탕에 관한 수치들은 “계속해서 바뀌며 특히 고온에서는 부정확하기로 악명 높다”고 말합니다. 사실 설탕을 믿어서는 안됩니다. 셜리 코리허(Shirley Corriher)는 정제 설탕(sucrose)은 온도에 따라 작은 설탕으로 나뉘고 다시 결합하고 다시 나뉘기를 반복하며, 검게 변하기 전까지 128단계의 각각 다른 색깔, 냄새, 맛, 화학식, 그리고 질감(내 생각에는)을 가진 전혀 다른 상태들로 변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까지 공부했을 때, 내 짜증은 극에 달했습니다. 나는 그저 오렌지 설탕 절임을 먹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게 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물이 다 끓기 전 오렌지 껍질을 팬에서 꺼냈을 때 나는 그걸 맛있게 먹었었습니다. 이제 이들을 식혀도, 말려도, 얼려도, 어떻게 만들어도 이들은 너무 끈적끈적 해서 칼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잘라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내가 다시 그 헝가리 물리학자에게 이를 불평하자 그는 오렌지 껍질을 녹인 다크 초컬릿에 찍어 먹으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내 문제는 그걸로 해결되었습니다. 다크 초콜렛을 씌운 쫄깃한 오렌지 껍질도 맛있습니다. 나는 다시 이 우주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The Last Word on Nothing)

원문 보기

 

 

veritaholic

View Comments

  • 두번째 문장이 좀 이상합니다. "그 물리학자도 무척 좋은 사람이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사랑하는 사람은 그가 아니라 그의 할머니입니다."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요? "The nicest person on the earth"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어색합니다.

    • 죄송합니다. --;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글이 NewsPeppermint 에서 가장 읽기 힘든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오렌지 설탕 절임'이 아니죠... 원문에 있는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번역을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을 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저는 이 곳을 참조하였습니다.
      http://www.bncworld.co.kr/bncdata/dictionary.html?bid=dictionary&sk=&act=list&han=&kt=ST&ks=candied+orange&x=0&y=0

      "
      오렌지 필 菓 【 영 Orange peel, Candied orange 프 Ecorce d'orange 독 Kandierte orange 】
      설탕절임한 오렌지 껍질. 이것을 잘게 썰어 프루츠 케이크 반죽에 배합하거나 가늘게 잘라 초콜릿 과자의 센터(center : 충전물)로 삼는 등 제과에서 용도의 범위가 넓다. → 캔디드 프루츠
      "

      이 외에 캔디드 오렌지 껍질, 오렌지 껍질 캔디 등이 있었습니다만, 우리말을 더 사용하고자 하여 위와 같이 선택하였습니다. Anonymous 님은 어떤 용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셨나요?

    • 죄송합니다. --;
      설탕이 화학적으로 까다로운 물질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글입니다만, 제 선택이 좋지 않았음을 저 역시 느끼고 있습니다. --;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설탕에 가하는 온도와 농도 따라 수백가지의 맛이 계속 변한다는게 신기하네요.

  • 흥미로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설탕은 다루기가 까다로운 식재료지 싶네요. 올 봄에 잼을 네 번 만들면서 실감했거든요. 세 번은 딸기잼, 한 번은 블루베리잼을 만들었는데, 첫번째 딸기잼이 제일 농도가 알맞았고, 나머지 두번의 딸기잼은 좀 되직하게 되었지요. 마지막 블루베리 잼은 적당하다고 생각되었을 때 불을 껐는데, 나중에 보니 고약처럼 단단히 굳더군요. 원재료가 가진 수분의 비율, 불의 세기, 시간, 설탕의 양, 이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져야지 좋은 잼이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첫번째 잘 만든 딸기잼에 나머지 딸기잼을 섞어서 대충의 농도를 맞추었답니다. 블루베리 잼은... 숟가락으로 겨우 떠서 약 먹듯이 녹여먹고 있습니다. 이 기사 읽으니 잼 만들면서 느꼈던 것들이 새삼 떠오르는군요.

    • 감사합니다. 푸름님. ^^
      네. 그런 분이 계시리라 믿고 이 글을 선택했었습니다. 사실 과학자의 입장에서 요리의 과학은 매우 매혹적인 주제입니다. 물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다루고 계시고 실제로 좋은 책들도 많이 있구요.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

[뉴페@스프] 공격의 고삐 쥔 트럼프, TV 토론으로 승리 방정식 재현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1 시간 ago

“‘기생충’처럼 무시당한 이들의 분노” vs “트럼프 지지자들, 책임 돌리지 말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2 일 ago

[뉴페@스프] “‘진짜 노동자’의 절망,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미국 대선의 진짜 승부처는 여기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일 ago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5 일 ago

[뉴페@스프] 이야기꽃 피우다 뜨끔했던 친구의 말… “조금씩 내 삶이 달라졌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뉴페@스프] 스벅 주문법이 3천8백억 개? 창업자 호소까지 불러온 뜻밖의 악순환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