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새롭게 생성되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단지 다른 형태로 치환될 뿐이죠. 비만에 관한 전통적인 이론은 이러한 에너지 보존 법칙의 원리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소모하는 에너지와 섭취하는 에너지 사이의 균형이 깨졌을 때 체중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이론은 이러한 인과관계를 알고도 열량의 과잉섭취를 방치한 개인의 의지박약을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이에 맞서, 데이비드 루드윅(David Ludwig)과 마크 프리드만(Mark Friedman)박사는 비만의 원인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합니다. 이들은 비만의 원인이 과도한 식욕을 조절하지 못한 개인의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들은 살찌는 과정 자체가 과도한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지방 세포에서 더 빠른 에너지 축적이 일어날 경우 일시적인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식욕이 촉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죠.
루드윅과 프리드만은 여러가지 생물학적 원인들이 지방세포의 에너지 축적 과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전자, 신체활동의 강도, 수면과 스트레스 등이 이러한 원인들의 예입니다. 하지만, 루드윅과 프리드만은 이들 중에서도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인슐린의 영향력이 가장 크며 이러한 인슐린은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동일한 열량을 섭취한다 할지라도 지방이나 단백질에 비해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인슐린 분비가 더욱 촉진되므로 많은 열량이 신진대사에 사용되기 보다는 지방세포에 축적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루드윅과 프리드만은 그들의 실험에서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한 실험군의 평균 신진대사량이 동일한 열량을 포함하고 있지만 저지방 식단(더 많은 탄수화물을 포함한 식단)을 유지한 실험군의 대사량에 비해 325kcal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두 과학자의 이와 같은 가설은 전통적인 이론에서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열량의 과잉 상태보다는 섭취된 영양소의 정성적 특질이 비만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들의 가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비만과 관련된 공중보건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만의 원인을 그저 개인의 그칠줄 모르는 식탐과 절제력 부족으로만 치부하고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서 섭취 열량 조절만을 강조하던 관행은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갈 것입니다. 대신, 정제 탄수화물 섭취의 지양과 같이, 건강한 식단의 구성을 촉구하는 식문화 운동이 그 빈자리를 채워나갈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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