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LA 클리퍼스 구단주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결국 영구제명 당하면서 추문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르브론 제임스 등 흑인 농구 스타들과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비난했죠. 이 사건을 두고 프라이버시 문제를 거론한 사설을 소개합니다.
저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막말을 하곤 합니다. 공개되면 당황스럽거나 제가 나중에 뒤돌아봐도 후회할 발언을 하곤 하죠. 스털링 추문의 시작은 전 여자친구와의 통화 녹음입니니다. “흑인들하고 어울리지 말라” “흑인들을 내 경기에 데려오지 말라”는 그의 발언이 속깊은 인종차별 의식을 드러내는 천박한 발언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자친구는 “백인이었다면 상황이 다른가요?” 라며 더욱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더 부추기죠.
저도 그가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 사건에서 더 중요한 건 ‘사적인 대화는 프라이버시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논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사적인 발언이 녹음되고 미디어에 공개된다는 것에는 아무도 문제의식을 안 가지나요? 얼마전 NSA가 미국 시민을 감시한다는 것에 우리 모두 분노하지 않았나요?”
캘리포니아나 매사추세츠에서 개인적인 대회를 몰래 녹음하는 것이 불법으로 간주되는 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죠. 남편과 아내, 목사와 신자, 변호사와 고객 간의 대화 기록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없습니다. 자유로운 사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가장 사적인 대화는 공개되어서 안 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정책이죠.
문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남의 사생활을 지켜보기가 너무나 쉽다는 겁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방에 넘쳐나고 은밀한 성생활부터 몰래 촬영된 각종 영상이 녹화되고 녹음됩니다. 이사건을 애초에 보도한 TMZ처럼 추문을 세상에 터뜨릴 황색 언론도 넘쳐납니다. 정치인도 말할 것도 없습니다. 버락 오바마나 미트 롬니는 과거에 특정한 성격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곤혹을 겪었지요. 스털링이 잘못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정말 당신의 모든 발언과 행동이 여과없이 세상에 공개되는 세상에 살고 싶나요? (Boston Globe)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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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대화에서도 남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건 조심하라는 의미에서는 공개되어도 될거 같고... 그렇다고 아무 발언이나 공개되면 안될거 같고...
사적인 발언의 성격과 심각성에 따라 갈릴것 같네요. 테러를 모의하는데도 사적인 대화라고 공개를 안하고 증거로 채택 못한다면 =ㅇ=;; 이 기자의 주장은 저정도 인종차별 발언은 용인되는 정도라 공개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인건가?
kipact님 좋은 의견 잘 읽었습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변호사와 고객, 목사와 신자 사이의 고해성사를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 것이나 NSA의 프로젝트 PRISM이 거세게 비난받는 것은 모두 프라이버시의 존중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내용의 심각성"에 따라 프라이버시의 존중 정도 역시 달라진다는 것은 NSA가 저지른 사생활 침해를 정당화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논리입니다(테러 방지나 국가안보 문제라는 명분 자체는 사실 인종 평등보다도 더 다급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더군다나 명백히 초대되지 않았으며 다분히 의도적이고 비밀스러운 청자(이번 경우에는 TMZ 같은 황색 언론)가 발언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사실이 저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전 여자친구가 그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고발하는 것이었다면 몰라도 제3자가 의도를 갖고 개입한 상황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스털링의 잘못이 '이미 드러난 마당에' 그 잘못을 짚고 넘어가는 점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 칼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을 밝혀내는 방법론이 이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지, 그 발언이 용인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상관이 없다고 보입니다. 검찰이 고문을 해서 만약에 '진짜' 간첩을 잡는다고 해도 고문 자체가 문제시 될 수 있는 것처럼 스털링이 '진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해서 이런 식의 사생활 침해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