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이야기의 결론을 먼저 듣는 것이 김을 빼는 일임은 분명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익숙할수록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해12월 “인지와 감정(Cognition and Emotion)”에는 이 모순을 설명하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독일 콜롱대학의 심리학자 사샤 토폴린스키는 처리 유창성(processing fluency)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처리 유창성이란, 정보가 더 쉽게 받아들여질수록 우리가 그 정보를 더 사실처럼, 그리고 더 아름답게 느낀다는 주장입니다. 즉, 반복은 익숙함을 증가시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익숙한 음악과 미술 작품을 더 좋아하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항상 즐거움을 망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2011년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는 설사 미스테리나 반전을 포함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의 줄거리를 먼저 읽은 독자들이 그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느꼈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익숙한 내용이 갑자기 등장할 때 그 즐거움은 특히 배가 됩니다. 토폴린스키는 실험을 위해 30개의 조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15개의 조크에서 가장 우스운 부분의 단어를 뽑아 참여자들에게 미리 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이 30개의 조크를 읽고 우스운 정도를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이 미리 보았던 단어가 포함된 조크를 더 재미있게 느꼈습니다. 그 단어들은 조크의 우스운 부분을 망친 것이 아니라, 단지 참여자들이 우스운 부분을 더 빨리 이해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토폴린스키는 유머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잠깐의 ‘어…’ 라는 답답한 순간을 겪게 되고, 그 후 ‘아 알았어!’ 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 ‘아 알았어!’의 순간이 더 익숙할수록 그 조크는 더 즐겁게 느껴집니다. 즉 웃음은 조크의 의미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한 실험에서는 조크의 가장 우스운 부분을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글자체로 써 놓았고, 사람들은 이 조크를 더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직업 코미디언들은 이 현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스운 부분 직전에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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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면서도 뭔가 공감되는 기사네요ㅎㅎ 두 번째 문단에서 '콜롱 대학'(University of Cologne)은 아무래도 쾰른(Köln) 대학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영어로는 움라우트(umlaut) ö를 표기할 수 없어서 불어인 Cologne를 사용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