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synaesthesia)은 글자와 숫자를 볼 때 색깔이 느껴지고 음악과 촉감에 대해 향과 맛이 느껴지는 것과 같이 여러 감각이 서로 연결되어 느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시벨리우스, 파렐 윌리암스, 레이디 가가 등이 공감각자로 유명하며, 성인의 약 4.4%가 다양한 형태의 공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소-색(grapheme-colour) 공감각자는 요일, 글자, 숫자에서 특정 색을 보며 어휘-미각(lexical-gustatory) 공감각자는 단어를 들을 때 특정한 맛을 느낍니다.
그러나 200년에 가까운 공감각의 역사에 비해 공감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매우 최근의 일입니다. 공감각에 대한 옥스포드 입문서(The Oxford Handbook of Synesthesia)의 저자인 에딘버러 대학의 줄리아 심너(Julia Simner)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공감각을 연구하는 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공감각을 소개하는 강연에서 96%의 청중은 이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4%의 공감각자는 여러 감각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했지요. 이제, 공감각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해야할 단계는 지났습니다. 과학자들은 공감각에 대한 진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너는 뇌영상 기술의 발달이 공감각의 존재에 대한 분명한 증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공감각과 아동의 발달 사이의 관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공감각이 인지능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통해 공감각을 가지지 않은 아이들의 학습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공감각을 가진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간격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감각자들이 비-공감각자들에 비해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더 구체적으로 경험할 뿐입니다. 공감각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A’의 색깔을 물어보면 이들은 당황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답변을 강요하게 되면 이들도 더 익숙한 글자를 더 밝은 색깔에, 그리고 더 높은 음을 더 가벼운 색깔과 연결시킵니다. 즉, 공감각자들은 그렇지 못한 다수보다 자신의 감각에 극도로 민감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트 런던대학의 클레어 조나스(Clare Jonas)는 비-공감각자에게 공감각자의 것과 같은 경험을 훈련시킴으로써 이들의 기억력이 향상되는지를 연구하고 있고, 지금까지 그 결과는 긍정적입니다.
“공감각을 훈련받은 이들은 훈련된 그 대상에 대해 진짜 공감각자처럼 더 나은 기억력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향이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것은 매우 유용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억력의 향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C 를 노란색으로 보도록 훈련시켰을 때, 이런 표면적인 경험이 기억력 향상의 원인인지, 또는 더 깊숙한 자동적인 연상이 원인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런던대학의 마이클 바니시(Michael Banissy)는 거울-촉각(mirror-touch) 공감각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이의 얼굴이 누군가 손을 대는 것을 보았을 때, 자신의 얼굴에도 같은 촉감을 느끼는 공감각입니다.
“뇌 영상을 통해 거울-촉각 공감각자들이 실제로 자신의 얼굴에서 촉감을 느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공감각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가진 ‘민감성(excitability)’과 ‘억제(inhibition)’사이의 독특한 균형입니다. 따라서 비-공감각자들에게 이런 균형을 만들어 줌으로써 공감각을 느끼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우리는 떠올릴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최면이나 LSD 와 같은 약물을 통해 이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균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공감각이 공감각자들에게 어떤식으로든 유용하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공감각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비-공감각자들에게도 공감각이 유용해진다면 이는 아주 멋진 일이 될 것입니다.”
공감각의 종류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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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 윌리엄스가 공감각자였다니, 그의 음악이 왜그렇게 매력적이었는지 설명되는 글이었어요. 그리고 오타있네요. 4번째 문단 중간에 나저미라고 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