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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냉동보관이 여성의 커리어 개발을 자유롭게 해줄까?

여성의 나이 35세쯤 되면 아이를 왜 안 낳냐, 지금 안 낳으면 못 낳는다, 빨리 현실을 파악하라는 등 주위의 간섭이 많아집니다. “첫 데이트 때부터 계산을 시작해요. 이 남자는 괜찮은 결혼감인가? 진짜 결혼해버릴까? 초조해지죠.” 의사인 수잔 라조이는 30대 중반에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 너무 바빠 결혼이나 가족, 2세를 준비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37살이 되던 지난 2007년 난모세포 동결보전, 이른바 “난자 냉동”을 감행했죠. “남자들에게는 생물학적 시계가 없잖아요. 압박감을 떨쳐내고 싶었어요.”

라조이 씨는 난자 냉동보관술의 전형적인 고객층에 속합니다. 성공한 전문직에 경제적으로 넉넉하며, 쉐릴 샌드버그의 조언에 따라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는 동안 친구들처럼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시기는 놓쳐버렸죠. 라조이 씨는 난자 냉동보관 후 2년 뒤인 39세에 만난 애인과 결혼을 했고, 자연 임신으로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몇 년 후 냉동보관한 난자를 인공 수정하여 둘째 아이를 낳았고 이제 둘째 아이도 두 살이 되었습니다. “한창 바쁘던 레지던트 시절 아이를 낳았으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은 아이들을 매일 유치원까지 데려다줄 수 있습니다.” 2006~2008년 5만 달러에 시술을 받고 책으로 경험을 공유한 사라 엘리자베스 리처드 씨도, 34세에 시술을 받은 변호사 로렌 씨도 직업 개발이 한창 중요한 시기에 일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가족 계획에 큰 혁신을 가져온 건 피임약 이후 난자 냉동보관술이 처음입니다. 여성의 생물학적 시계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세요. 25세에 난자를 보관해놓은 여성은 나이에 대한 부담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 조부모님이 대학 졸업 선물로 난자를 냉동 보관해줄 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대학을 졸업하는 딸에게 자동차와 아이를 낳고 싶을 때 낳을 수 있는 자유 중 무엇을 선물해주겠어요?” 아이비리그 경영대학원을 나온 에밀리 씨는 수술 후 자신이 생겼다(empowered)고 말합니다. “언젠가 아이를 가지고는 싶은데, 뉴욕에서 괜찮은 남자를 만나는 건 쉽지 않아요. 그저 빨리 임신하고 싶어서 아무나 골라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난자 동결은 개발한 지 30년이나 된 기술입니다. 원래는 암환자들이 항암치료 이후 불임이 될 경우에 대비한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었죠. 먼저 여성에게 수정을 돕는 약을 투입하고 가능한 많은 난자를 생산시킵니다.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한 주기당 6~25개의 난자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바늘 같은 기구를 여성의 질에 투입해 난자를 추출합니다. 한 번 인공수정에 성공하려면 보통 난자가 8~12개 필요하죠. 다음 단계는 난자 보관으로, 최근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난자를 2-3시간 동안 천천히 얼리는 완만 동결법을 사용하여 세포가 파괴되곤 하였는데, 최근 2년간 동결속도가 2만 배나 빠른 급속 동결법을 사용하면서 성공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난자 냉동보관은 이제 연예인 킴 카다시안이 리얼리티 TV쇼에 나와 상담을 받을 정도로 보편화되었습니다. 2012년 미국 생식의학회는 난자 냉동보관술을 ‘시험’이라는 딱지를 떼고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시술을 받는 여성의 나이도 평균 39세에서 37세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20%대에 머물고 있는 성공률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냉동보관 방법과 기관, 수술 당시 여성의 나이 등에 따라 성공률은 천지차이지만 30대 말 20% 확률이던 수정성공률이 45세가 되면 5% 까지 떨어집니다. “이 수술만 하면 육아 부담을 영영 미뤄도 된다고 착각하는 건 위험해요. 적절한 나이에 적절한 방법으로 임신하는 게 결국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불임 관련 시술 시장은 미국에서 이제 40억 달러 규모로 커졌습니다. 난자 냉동보관은 1만 달러 정도로 시술과 보관 비용 정도만 내면 시도할 수 있습니다.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운 젊은 여성들을 위해 24개월 할부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수술비로 1,500달러를 내고 24개월 동안 매달 250달러를 내는 식이죠. 이 기술은 정말 여성들을 해방시킬 수 있을까요?? (Business Week)

원문보기

35세 이후 아이를 낳는 여성의 비중은 1970년대 3%에서 2008년 15%까지 증가하였다


난자냉동술을 감행한 여성들은 ‘자신감이 생겼다'( empowered) 고 소감을 밝힌다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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