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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모습이 아름답다(Real is Beauty)

“진정한 아름다움 (Real Beauty)” 이라는 다소 모순적으로 들리는 개념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아름다움의 진화(evolution)로 표현하겠지만 나는 이것이 아름다움의 혁명(revolution)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2004년 도브는 전문 모델이 아닌 평범한 여성을 광고에 채용함으로써 “진정한 아름다움(Real Beauty)”이라는 켐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은 2006년, 모델이 어떤 화장과 포토샵 후보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준 “이볼루션(Evolution)”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리얼 스케치(Real Sketched)” 켐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을 묘사할 때 다른 이들이 그들을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지 못한 것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졌고,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른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 의학 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후보정된 광고가 여성들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만들고 있으며, 따라서 광고 사진들이 지켜야 할 엄격한 지침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의 국회에서도 디지털 후보정을 거친 사진은 사진에 이를 명시해야 한다는 법안이 제출되었습니다.

2009년 영국 정부는 Olay가 59세의 모델 트위기(Twiggy)의 주름을 포토샵으로 모두 제거했을 때, 이 사진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06년 스페인 정부는 과도하게 마른 여성은 모델로 쓰지 못하게 할 것을 요구했으며, 올해 초 영국 백화점 데븐햄(Debenhams)은 보다 현실적인 마네킹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4세의 줄리아 블룸(Julia Bluhm)은 청소년 잡지에 후보정된 사진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 청소년 수 천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세븐틴”의 편집장 앤 쇼켓(Ann Shoket)을 설득해 적어도 매 잡지에 한 장 이상의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은 사진을 쓸 것을 약속받았습니다.

지난 해 10월, 사진의 후보정이 대중화된 이후로는 최초로, 후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만을 싣는 패션잡지 “베릴리(Verily)”가 탄생했습니다. 잡지를 만든 카라 에쉬바흐와 자넷 샴은 “여성의 특징인 눈가의 주름, 주근깨, 또는 탄탄하지 않은 몸매는 부끄럽거나 바꾸거나 제거해야 하는 것이 아닌 찬사를 받아야 할 여성의 아름다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방송 역시 여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HBO 의 “걸스(Girls)”의 인기는 이 드라마가 정형화된 아름다움이 아닌 현실적인 여성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속옷회사 “커비 걸(Curvy Girl)”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체형에 상관없이 사진을 올리도록 한 “평범한 여성(Regular Woman)” 켐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몇몇 연예인들도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며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우리가 광고에서 보는 것과 같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 레이첼 와이즈, 엠마 톰슨과 같은 유명 헐리우드 배우도 성형수술이 나이든 여배우에게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은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완벽해 보이는 사람은 섹시하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라고 말했고 엠마 톰슨은 “오늘날의 사회는 60대가 30대로 보여야만 하는 심각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이제 더 이상 모든 여성이 완벽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베이비 붐 세대는 처음으로 젋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바꾼 세대였습니다. 이들의 과도한 성형은, 부분적으로는 닮은 이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는 사실에 의해, 이제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는 자신의 원래 모습을 강조하는 패션과 화장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 젊은이들에게는 더 적게 꾸미는 것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입니다 (less is becoming more.)

이것은 마치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고 그렇게 느끼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길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의 모습으로 보이고 싶습니다.”

마침내 “참 모습(real)”이 새로운 “아름다움(beautiful)”이 될 지 모릅니다. (Psychology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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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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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바비 인형보다 훨씬 현실적인 인형이 출시됐다는 np 기사도 다시금 떠오르네요ㅎㅎ 저도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더 바람직한 것 같아요~ 그런데 글 첫머리에서 real beauty가 왜 모순적인 표현이라고 하는 게 잘 와 닿지가 않네요ㅠㅠ 어떤 의미에서 모순적이라고 한 걸까요? 또,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번역이 뭔가 전체적인 맥락과는 쬐금 유리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영어가 짧은지라 저는 고민해 봐도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는 않네요ㅠ

  • 안녕하세요, K님.

    네, 저도 그 부분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oxymor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어쩌면 '역전 앞'이 동어반복이기 때문에 모순이 되는 것과 같이, '아름다움'에는 이미 그 대상이 '진실함' 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다시 real 을 붙임으로써 모순되게 들린다고 하였을 수 있다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저자가 'real beauty' 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real is beauty'로 글을 끝내기 위한 포석이 아니었을까 하고도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우리말에서는 이를 연관시킬 마땅한 방법이 없어, 각각을 '진정한 아름다움'과 '참 모습이 아름답다'로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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