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많은 곤충들처럼 귀뚜라미도 세레나데(courtship song)를 통해 짝을 유인하고 사랑을 시작합니다. 이달 5일 “실험생물학(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지”에는 수컷 귀뚜라미로 하여금 이런 구혼행위를 더 빨리 시작하게 만드는 사랑의(aphrodisiac) 바이러스가 보고되었습니다.
캐나다 댈하우지(Dalhousie) 대학의 연구진은 수컷 귀뚜라미와 암컷 귀뚜라미를 두고 수컷 귀뚜라미가 구혼행위를 시작하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귀뚜라미가 건강한 귀뚜라미에 비해 두 배 이상 빨리 노래를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반적인 귀뚜라미의 질병들은 귀뚜라미의 양육 능력이나 생존 능력을 약화시켜 잠재적으로 번식 가능성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이 사랑의 바이러스는 전혀 그런 효과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감염된 수컷들은 자신의 체중을 유지했고, 여전히 재빠르게 천적들을 피해다녔습니다. 단지 이 바이러스의 흥미로운 점은 감염된 귀뚜라미를 불임으로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곧, 감염된 수컷의 정자들은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암컷의 난자는 고갈되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귀뚜라미의 구혼행위를 급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진은 이들 바이러스가 성행위 도중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따라서 빨리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바이러스 자신이 더 많이 전파되기 위한 적응 전략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바이러스가 성행위를 통해 전파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는 위의 가설을 어느 정도 지지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는, 아직 실험 개체의 수가 극히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험그룹 중 한 그룹의 개체 수는 4-5마리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가 숙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불임과 구혼행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진이 충분한 추가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검증하게 된다면, 이 연구는 숙주의 구혼행위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가 발견된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입니다. (Sci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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