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욕법원에 제기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두고 법원이 상식을 벗어난 판결을 내려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무급 인턴으로 일하던 중 직장 상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희롱을 당한 여성이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여기에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현행법 상 무급 인턴이라는 원고의 지위가 회사의 직원으로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고인 회사의 법적 책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리환왕(Lihuan Wang) 양은 지난 2009년 피닉스 위성 텔레비전(Phoenix Satellite Television) 뉴욕사무소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비록 급여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인턴을 통해 좋은 경력도 쌓고 직장 상사에게 좋은 인상까지 심어줄 수 있다면 정직원으로 채용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왕 양은 최선을 다해서 근무할 수밖에 없었죠. 그녀의 상사로부터 호텔 방으로 찾아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에도 그녀는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행여나 거절했다간 취직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별 일이 나기야 하겠어. 다 일 때문이겠지’라고 마음을 추스리며 상사의 명령에 따랐죠. 하지만, 그녀의 상사는 업무를 보기는커녕 호텔 방으로 찾아간 그녀를 강제로 끌어안고 키스했으며, 엉덩이를 움켜쥐는 등의 성희롱을 가했습니다. 그녀는 완강한 저항을 통해 가까스로 피해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그 일로 인하여 피닉스에서의 채용 기회를 허공으로 날려버리게 되었죠.
비록 리환왕 양은 피닉스를 대상으로 벌인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그녀의 소송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뉴욕주 법의 부조리함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법안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법안 개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욕 시의원 제임스 베카(James Vacca)는 리환왕 사건의 결과를 두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평했습니다. 그는 법안 개정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어떠한 이유에서건 절대 성희롱 문제를 용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법률 전문가는 법원의 판결이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현행법을 너무 편협하게 해석한 결과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관련법 중 어떠한 조항에서도 유급 직원들만 직장내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번 법원의 판결은 임금 지급 여부에 따라 직장 내 차별을 조장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폄하했습니다. (News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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