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폼페우 파브라 대학교(Universitat Pompeu Fabra)의 리베르타드 곤잘레즈(Libertad Gonzalez) 교수는 1981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들의 건강과 아기들이 태어난 지역의 실업률의 연관관계를 연구했습니다. 곤잘레즈 교수는 실업률이 10% 오를 때 신생아 사망 비율이 7% 감소하고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신생아의 비율이 3%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바로 경기 침체 기간 동안 임신한 여성들의 건강 상태가 경기가 활성화 되었을 때 보다 훨씬 더 좋다는 것입니다. 임신한 여성들은 경기 침체기에는 흡연이나 음주를 줄이고 대신 운동 시간과 수면 시간을 늘리며 체중도 덜 나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곤잘레즈 교수의 연구는 미국에서 경제 성장율이 낮을 때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향상된다는 기존 연구와 일맥상통 합니다. 미국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한 2004년 연구는 실업률이 높을 때 태어난 아기들이 선천적 결손증(birth defects) 비율이 낮고 신생아 사망율이 낮으며 정상 몸무게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대학의 교수인 크리스 럼(Chris Ruhm)의 연구 역시 사람들은 경제가 활황일 때 운동을 더 적게 하고 외식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쿠바에서 정부가 장기간 긴축 정책을 실시했을 때 비만율과 심장 관련 질병이 크게 줄었는데 그 이유는 예산 부족으로 대중 교통이 원활하게 운행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걷거나 자전거를 많이 탔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할 일이 적어지면 더 많은 여유 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잠을 더 자게 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게 된다고 럼 교수는 말합니다. 또 경기가 불황일 때는 도로에 주행하는 자동차 수도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공기도 더 깨끗해지며 교통사고 역시 줄어듭니다. 럼 교수는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소득이 단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사람들의 건강에 좋다는 근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헬스장 회원권을 덜 사지 않을까요? 물론 맞습니다. 앞에 언급한 연구들의 결론을 읽어 내려갈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앞의 연구들은 특정 지역의 전반적인 실업률과 사람들의 건강 관계를 살펴본 것이지 한 개인이 소득 변화가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를 개인 차원에서 살펴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앞서 연구들은 경제가 전반적으로(overall) 둔화될 때, 사람들의 건강이 향상된다는 것만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핵심적인 것은 바로 소득의 ‘일시적’ 감소입니다. 장기 실업 상태는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경기 침체가 일시적으로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지는 몰라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또 앞서 언급한 연구들의 결과가 사람들의 자기 선택적(self-selection) 행동에 의해 도출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기 침체 기간 동안은 일반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출산을 계획하는 커플들이라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로 태어나는 아기에게 건강하고 넉넉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경기 침체 기간 동안은 태어나는 신생아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병원들이 돌봐야 할 신생아의 수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병원에서 아기들에게 활황 때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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