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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영대학원, 2020년까지 절반이 사라질 겁니다.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의 학장 리처드 라이온스는 10년, 아니 5년 내에 미국 내 경영대학원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의 등장 때문입니다.

경영대학원의 주요 수입원은 파트타임 프로그램과 최고 경영자 MBA 과정(EMBA: excutive MBA)입니다. 풀타임 MBA 과정은 등록금의 25% 상당을 장학금 등의 형태로 돌려주지만 파트타임과 EMBA는 가격 탄력성이 낮아 학생들로부터 거의 전액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이 등장하면서 하위권 대학의 파트타임, EMBA 과정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처럼 브랜드 가치가 큰 학교의 온라인 과정과 경쟁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당신이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살고 있고,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유능한 컨설턴트라 가정해봅시다. 직업 개발을 위해 MBA 학위를 따고는 싶은데, 바쁘고 이사 같은 큰 삶의 변화가 부담스럽다면 애리조나 대학이나 애리조나 주립대의 파트타임 MBA 프로그램을 알아보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온라인 프로그램이라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하위권 대학의 등록금이 더 싸기는 하겠지만, MBA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가 학교 간판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충분히 돌아설 법 하죠.

아직 이른바 랭킹이 높은 학교들은 브랜드 가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거나 과정 수료 후에도 학위를 주지 않습니다. 일찍이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한 인디애나 대학 켈리 경영대학원의 학장 애쉬 소니도 아직 애리조나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인근 지역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지 미국 전 지역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와튼, 스탠포드 등 최고 수준의 학교들이 온라인 과정 제공을 검토하고 있고 정식 프로그램을 내놓게 되면 사정이 달라질 겁니다. “경영” 이나 “창업” 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온라인 프로그램까지 제공되면 중하위권 경영대학원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것입니다. (Busines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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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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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문단에서 '일찌기'는 '일찍이'가 맞는 표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스탠프드', '최고탑스쿨' 등도 오타이거나 조금 어색한 것 같아요~

  • North Carolina를 "북 캐롤라이나"로 옮기셨는데 North Carolina는 고유명사이므로 "노스캐롤라이나"가 맞습니다 (띄어쓰기 없이). "아리조나" 도 외국어 표기법에 의해 "애리조나"가 맞고요..

  • 글쎄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애리조나 피닉스의 예로 돌아가보죠. 경영대학원 학위중 파트타임이나 EMBA 과정의 주요 목적은 학위 취득이나 학과 공부 자체만큼이나 인맥 쌓기 및 새로운 이직 기회의 확대 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바드나 스탠퍼드의 EMBA 는 보다 글로벌/내셔널 인맥을 쌓을 수 있을지 몰라도 로컬 인맥은 지역거점대학에 모여 얼굴을 마주보고 교류하며 키울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나라가 워낙 크다 보니 한국과 달리 주 단위로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으며 로컬한 비즈니스도 잘 발달해 있습니다. 피닉스 지역에서 로컬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나 지역 내에서 이직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여전히 많을 것입니다. 피닉스 지역 인구가 140만을 넘는반면 피닉스 지역에 주요 경영대는 25~30위권 경영대인 애리조나 주립대 경영대 뿐이고 이들의 파트타임/EMBA과정은 타격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 비즈니스를 하거나 이직을 하려는 사람들은 꾸준히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온라인 교육에 특화된 대학들 중 University of Phoenix 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대학은 브랜드 밸류가 높지 않지만,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대학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액도 엄청납니다. 보다 유명한 대학들의 온라인 과정들도 이용가능하지만 (예컨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나 런던대학교의 온라인 교육과정은 유명합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과정 자체의 명성이 높은 University of Phoenix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Online MBA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애리조나주립대의 경우 현재 US News에서 매긴 Online MBA 랭킹에서 인디애나대학교 켈리 경영대학원에 이어 2위에 올라있습니다. 잠재적인 학생 고객들이 온라인 학위 과정을 선택할 때, 온라인 과정 자체의 명성이나 평판을 고려한다면 온라인 과정에 특화하여 과정의 퀄리티와 평판을 높인 학교들은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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