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그레고리 맨큐(Gregory Mankiew) 교수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2년 영화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는 영화 어벤저스(The Avengers)에서 아이언 맨(Iron man) 역할로 출연했습니다. 그가 영화 한 편을 찍고 받은 출연료는 무려 5천만 달러였습니다. 당신은 이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나요? 그가 받은 어마어마한 출연료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나요? 거리에서 시위라도 하고 싶나요? 이러한 질문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주목하고 있는 경제 불평등에 관한 토론의 핵심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5천만 달러는 엄청 많은 돈입니다. 평균적인 미국 사람이 이 돈을 벌려면 1,000년을 일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출연료를 받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높은 소득 계층에 속합니다. 연간 4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상위 1%”에 속합니다. 만약 당신이 1천만 달러 이상을 번다면 당신은 상위 1%의 1%, 즉 상위 0.01%에 속하게 됩니다. 제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출연료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별로 큰 충격을 받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사람들이 왜 그가 많은 출연료를 받는지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어벤저스는 전 세계적으로 영화 관람 수익만 15억 달러 이상을 올렸습니다. 다시 말해 박스오피스 수익의 3%만이 주연 배우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로 간 셈입니다. 만약 당신이 영화를 봤다면 다음과 같이 말했을 지 모릅니다. “그의 연기는 멋졌어! 나는 이 영화에서 생기는 수익의 25%를 그에게 줘도 괜찮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베스트셀러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저자인 이엘 제임스(E.L.James)가 9,500만 달러를 벌었다거나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가 연봉과 후원으로만 5,600만 달러를 벌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으로 부를 창출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때 이에 대해 분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배우나 작가, 그리고 운동 선수들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아닙니다.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돈을 버는 방식은 영화배우나 운동 선수들과는 다릅니다. CEO들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확실히 CEO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고 지난 몇십 년간 그들의 연봉은 일반 직원들보다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S&P 500에 등재된 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1천만 달러였습니다. CEO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걸까요?
이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기업의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주주의 이익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CEO들이 하는 일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주주들의 목소리가 큰 기업들의 CEO들도 많은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는 힘을 잃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에서도 CEO들은 높은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CEO의 연봉이 왜 높은지에 대한 가장 자연스러운 설명은 바로 “능력있는 CEO가 창출하는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평균적인 CEO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주주들의 이익과 수천 명의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했던 역할을 떠올려 보세요.
높은 연봉을 받는 금융 분야 역시 비슷합니다. 경제 분야에서 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은행이나 벤처캐피탈, 그리고 다른 금융 기업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자원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쟁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어떤 기업이 뜨고 질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한 나라에서 가장 능력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은 합리적인 구조인 셈입니다. 또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좀 더 불안정하고 위험합니다.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클 수록 더 큰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 것도 상식에 부합합니다.
물론, 사기를 치거나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부를 획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버나드 매도프(Bernard Madoff) 사례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득 분포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규제와 감시 체제를 고안해내면 됩니다. 신뢰가 가는 세금 제도를 만드는 것도 부자들이 그들의 부에 걸맞는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미국의 세금 제도가 완벽한 것은 아니고 여전히 개혁을 필요로 하지만 세금을 회피하려고 하는 부유한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세금정책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27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상위 0.01% 사람들은 소득의 33.8%를 세금으로 납부했습니다. 반면, 중산층은 12.4%를 세금으로 냈습니다.
흥행 영화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인 영화 배우들은 영화의 관객들보다 더 많은 일을 했을 수 있으며 많은 돈을 벌어서 세금을 더 많이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낸 세금은 학교, 경찰서, 그리고 미국의 국방비와 같이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어벤저스에 나오는 영웅들과 달리 우리 사회의 가장 부유한 1%는 공공의 선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이타주의에 기반해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들이 창출한 부는 공공의 선을 증진시키는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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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 이 양반이 원래 이런 성향인 것은 유명한 사실입니다만, 정치/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듭니다.
뭐 그들이 그들이 산출해내는 성과에 적합한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는 데에는 맨큐 선생 말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야 할 '필요'가 있나요? 당신들이 그 좋아하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그 '필요'를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맨큐 선생 칼럼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맨큐의 글들을 보면서 이념과 감정에 치우쳤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위의 글에서도 부자들이 자기 능력에 맞게 돈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그다지 설득력을 지니지 못합니다. 그저 자기 견해를 납득하기만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주들의 목소리가 큰 기업들의 CEO들도 많은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는 힘을 잃습니다.
세금을 회피하려고 하는 부유한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좀 더 불안정하고 위험합니다.
금융 기업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자원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 막연하네요. 하버드라는 타이틀만 떼어버린다면 어용 칼럼으로 보일 정도로.
부유한 사람들의 소득이 1. 정당한 경제 활동과 적절한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으로서 주어지며 2. 그 소득의 적정 비율이 합리적인 과세 제도에 의해 사회의 취약 계층을 위해 쓰인다는 가정 하에서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들이 '부유할 자격이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맨큐 교수의 칼럼은 실제로 그렇다! 라고 말하네요. 정당, 적절, 적정, 합리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며 때로는 모호하다는 점, 그리고 현실 사회에서 그러한 가치가 지켜지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더욱 깊고 넓게 논의되어야 할 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니, 사실은 위의 덕목들 역시 진정한 의미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이들을 설득할 자신은 없네요...
기업이 정치권에 로비를 하거나 정치적 편익을 제공받을 수 없는, 완전 자유 경쟁 상황이었다면 저 말이 맞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사람들이 분노하는건 간접민주주의 정치의 공공연한 정경유착 때문이죠. 그건 제도를 개선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구요.
제도를 개선한다고 해도 애초에 돈이 많은 사람들은 그 돈을 써서 제도를 회피하죠. 돈을 써서 회피하는 비용보다 회피해서 얻는 이득이 많으니 '합리적' 이거든요. 어느 프로그램이든, 특히 프로그램이 복잡할수록 버그가 존재하듯이 어느 제도든 약점은 존재하며 그것을 exploit하는건 당연하게 여겨지는거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선. 제도의 개선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DRM만으로 허락받지 않은 복제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것과 별 차이 없을거에요. 아무리 강력한 DRM이라도 언젠가는 뚫리게 마련이거든요.
DRM 측면에서 제작사가 요구하지 않는 한 가벼운 정도만 적용하고 '세일' 이라는 복지제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 '스팀' 과, 과도한 DRM 위주로 가며 스팀의 세일 정책을 게임의 가치를 낮춘다고 비판했던 오리진이나 유플레이중 어느쪽이 더 흥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갈 길은 자명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