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출판계의 넷플릭스 시대 오나?

1926년에 설립된 이달의 책 클럽(The Book of the Month Club:BOMC)은 1980년대에 출판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룹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미국 전역에 수백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저명한 사람들이 이 달의 책으로 선정한 서적은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그 작가와 출판사도 큰 혜택을 봤습니다. 하지만 우편으로 이달에 선정된 책을 보내주는 서비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규모가 줄어들었고 거의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나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 형태의 사업이 음악과 비디오로 확산되면서 책의 컨텐츠를 구독하는 컨셉이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급속한 성장한 넷플릭스(Netflix)의 구독자는 3,100만 명에 이릅니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책 구독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요 시간대에 넷플릭스 다운로드와 시청이 북미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30%나 차지하는데, 이는 유튜브의 두 배 수준입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다양한 컨텐츠를 할인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는 넷플릭스 모델은 출판계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오이스터(Oyster)입니다. 지난해 9월 iOS용 앱을 선보인 오이스터는 테크 블로그나 뉴스로부터 출판계의 넷플릭스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오이스터는 1,4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CNET과의 인터뷰에서 오이스터의 창업자이자 CEO인 에릭 스트롬버그(Eric Stromberg)는 회사의 비전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모델을 이용해서 기술 발전과 책에 대한 일생의 열정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이스터는 한 달에 9.95달러를 부과하고 있으며 회원들은 10만 개가 넘는 책 리스트를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신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여전히 독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독자가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오이스터는 현재까지는 사용자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출판사에는 독자가 10% 이상 그 책을 읽으면 수익을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원들이 책의 샘플만 살펴본다거나 출판사에 지급하는 비용이 수익을 넘어설 경우엔 오이스터의 사업 모델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로 오이스터가 좋은 출발을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뛰어난 웹사이트 디자인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편리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다는 거죠. 하지만 구독료에 기반한 모델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몇몇 대형 출판사들은 월 정액제를 내고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사업들이 전자책의 가격을 더 낮추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넷플릭스에서 비디오 한 편을 보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책을 한 권 다 읽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리고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오이스터가 출판계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구독형 모델의 성공 여부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The Atlantic)

원문보기

arendt

View Comments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3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4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