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샤이아말란 감독의 영화 “언브레이커블”은 온 몸이 유리처럼 잘 부서지는 병을 가지고 태어난 사뮤엘 L 잭슨이 슈퍼 히어로를 찾는 이야기 입니다. 영화에서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같이 약한 사람이 존재한다. 내가 만약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 중에 한 쪽 끝에 서 있다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정반대의 사람, 곧 병들지 않고, 다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질문은 오늘날 암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가진 질문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암과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진 BRCA1 과 BRCA2 같은 유전자는 유방암과 자궁암에 걸릴 확률을 크게 높입니다. 그러나 이런 유전자를 가지고도 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평생 담배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폐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들을 암에 걸리지 않게 만든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이를 이용해 암의 치료나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암의 발병이 사람마다 달라지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암이 가진 복잡성 때문입니다. 암세포는 유전적 요소, 방사선, 화학 물질, 바이러스 등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 발생합니다. 또 이렇게 발생한 초기의 암세포는 인체가 가진 여러 단계의 대응을 거칩니다. DNA 수리 기능, 세포의 부분적 차단기능, 아포토시스로 알려진 세포의 자살, 그리고 면역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과정들이 모두 실패했을 때 암은 증식하게 됩니다.
이와 비슷한 방식의 연구중 꽤 성공적인 연구는 있습니다. UBC의 마이클 헤이든은 유전적 원인에 의해 날때부터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가진 특정 단백질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그 단백질에 작용하는 약을 만들었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만약 이들의 신약이 성공한다면, 이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진통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암 연구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방식의 연구대상 설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어린 시절에 이미 자신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 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생의 말년이 되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것입니다. 또,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자신이 암의 위험이 있는 유전자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될 경우, 절제술이나 다른 여러가지 형태의 예방적 치료를 받게 되며, 이는 이들이 최종적으로 암에 걸리지 않았을 때 그 이유를 분명히 찾는 것을 쉽지 않게 만듭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런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왔습니다. 2004년, 영국 쉐필드 대학의 안젤라 콕스 연구팀은 유방암과 아포토시스 관련 유전자 변이(D302H)의 연관성을 발견했습니다. 곧, 이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낮았습니다. 후속 연구는 이 변이가 전립선 암과 다른 암의 확률 역시 낮춤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이 분야에도 거대규모의 유전자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유럽 유전자 컨소시엄 COGS는 10만명의 암환자와 10만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를 조사하였습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변이는 암의 확률을 증가시켰지만, 암의 확률을 낮추는 몇몇 변이 역시 발견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염색체의 말단을 수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텔로머라아제의 한 변이는 유방암의 확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관련된 또다른 연구는 바로 “초고령자(super-ager)”에 대한 연구입니다. 한 연구는 85세 이상의 건강한 고령자의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아직은 초기 단계 이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많은 병의 내성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암에 있어서의 언브레이커블을 찾지 못했으며, 그런 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그 문제의 답을 향해 꾸준히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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