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객관적으로 축구광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저 스스로 생각할 때 축구를 꽤나 좋아하는 축구팬입니다. 뉴스페퍼민트를 처음 시작할 때 주말판을 만든다면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와 관련된 재미난 뒷이야기 또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스포츠 데이터나 평론들을 골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주말판에 관한 내부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뉴스페퍼민트의 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스포츠와 관련된 글들 중에 현장을 발로 뛰어가며 생산한 맛깔나는 글, 또는 데이터를 꼼꼼하게 들여다 보고 품을 들여 쓴 글들을 단순 번역이 아닌 요약이라는 뉴스 큐레이팅 과정을 통해 얼마나 잘 소개해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주말판 내지 다른 종류의 콘텐츠와 관련한 논의는 여러 독자분들이 남겨주신, 그리고 30일까지 남겨주실 서베이 결과가 가리키는 방향에 좌우될 예정입니다.
2014년은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월드컵의 해입니다. 월드컵의 규모나 관심도를 자세히 논하지 않더라도 지구상의 모든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는 건 축구라는 데 이견을 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해를 돌아보며 뉴스페퍼민트가 소개해드렸던 축구와 관련된 기사,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덕택에 상세하게 소개되는 경기소식이나 굵직굵직한 리그 동향은 다른 국내언론을 통해서도 접하실 수 있기 때문에 뉴스페퍼민트는 축구가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으로 미친 영향과 관련된 글들을 골랐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축구경기 볼보이(걸)에 관한 Q&A (1/25)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컵 스완지시티와 첼시의 경기에서 첼시의 에당 아자르 선수가 골라인 밖으로 나간 공을 꾸물꾸물 돌려주며 시간을 끌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던 볼보이를 발로 걷어차는 사건 이후 가디언(Guardian)에 소개된 글입니다. 사건 직후에는 아자르 선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볼보이가 자신의 행동이 계획적으로 의도했던 것이고 승부에 영향을 미쳐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치기 어린 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고, 그가 홈팀 스완지시티 구단 이사의 아들이라는 사실마저 알려지자 볼보이도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볼보이의 의무와 권한, 행동지침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정리돼 있는 글입니다.
원칙대로라면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22명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심판과 협회도 이를 늘 염두에 두고 공정한 승부가 펼쳐지도록 감독할 의무를 지고 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까지는 이른바 ‘홈 어드밴티지’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관행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드린 볼보이와 관련된 글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일부 구단들은 볼보이들에게 경기 후반 홈팀이 이기고 있을 때는 옆줄 밖으로 나간 공을 굳이 잽싸게 건네지 않아도 된다는 교육을 시키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홈에서 경기할 때의 이점은 기후, 시차, 잔디 상태를 비롯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홈 관중들의 응원가, 응원단이 울리는 북의 리듬도 여기에 익숙해진 홈팀 선수들의 경기력을 북돋아주고, 반대로 원정팀 선수들의 조직력을 흐트러뜨질 수도 있습니다. 삼바 리듬이 울려퍼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음악이 그라운드 위의 축구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 (2/4) 에서 확인해 보세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Say No to Racism)”은 국제축구연맹 (FIFA)가 내건 오래된 구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구호를 무색케 할 만큼 시대착오적인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가 축구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리스 축구선수, 나치식 거수경례 했다가 영구제명 위기 (3/18) 는 당시 그리스 명문클럽 AEK 아테네 소속 기오르고스 카티디스(Giorgos Katidis)가 일으킨 논란을 소개한 글입니다. 카티디스는 논란이 일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해당 제스쳐가 나치식 거수경례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그리스 축구협회는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카티디스를 제명하고 5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카티디스는 현재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와 달리 이스라엘 축구리그에서는 축구가 유대인과 무슬림들의 뼛속 깊은 반목과 불신을 해소해 줄 매개체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 축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 매개체가 될 수 있을까? (4/17)
지구촌 최대의 축제라는 월드컵을 앞두고 있지만, 축구가 지구촌에 사는 모두에게 희망과 기쁨만을 안겨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상업화가 꾸준하게 지속되면서 FIFA와 월드컵은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는 비판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빈부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와 월드컵 경기장을 비롯한 개최 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네팔 노동자들을 2등 시민도 아닌 노예처럼 다뤄 전 세계의 비난을 산 카타르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브라질에서는 무슨 일이, 왜 일어나고 있나? (6/20)
2013년 유럽축구의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는 독일 축구의 화려한 부활이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독일 클럽끼리 치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는 극적인 증거입니다. 독일 축구의 시대, 이미 와 있나? (5/3) 는 바다 건너 뉴욕타임즈와 CNN의 축구 기사를 소개한 글입니다. 미국의 축구 열기는 여전히 미식축구나 야구, 농구, 하키보다 못하지만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갈수록 축구를 하고 보면서 자라난 이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독일축구가 낳은 1990년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위르겐 클린스만을 대표팀 감독으로 두고 있는 미국 축구협회도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소식을 반겼습니다.
최근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와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 선수가 비슷한 제안을 했던 뉴욕 양키스 대신 텍사스 레인저스를 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언론들은 텍사스 주의 낮은 소득세를 꼽았습니다.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실수령액이 더 높기 때문에 선수에게 매력적이라는 거죠. 프랑스 축구리그의 AS 모나코를 바라보는 프랑스 프로축구협회 (LFP)의 시선은 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프랑스와 다른 나라인 모나코 공국을 홈으로 사용하는 AS 모나코가 0%에 가까운 세율을 무기로 앞세워 좋은 선수들을 싹쓸이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75%로 올리며 축구선수들의 연봉 가운데 추가로 낸 세금을 구단들이 보전해줘야 할 처지에 놓이자, 협회의 입장은 더 난처해졌습니다. AS 모나코와 프랑스 축구협회의 “밀당” (5/30) 모나코가 리그에서 탈퇴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고, 현재 AS 모나코는 파리 생제르망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 이후 스포츠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사실 축구는 이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일부 축구 인사들은 여전히 데이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축구의 “머니볼” 어디까지 왔나 (5/1)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구단들이 성적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사업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축구의 머니볼을 다룬 책으로 사커노믹스(Soccernomix)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책이 된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과 데이비드 샐리(David Sally)의 넘버스게임(Numbers Game)에 대한 뉴스페퍼민트의 책 소개글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책] 넘버스 게임(The Numbers Game): 축구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
마지막으로 작년 이맘때 즈음에도 소개해드렸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올해의 축구선수 Top 100 목록을 소개해드립니다.
Guardian : The 100 best footballers in the world 2013 보기
몇 년간 믿을 수 없는 활약을 보이며 축구사의 모든 기록을 새로 써내려가던 리오넬 메시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1위를 지켰습니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에게 대패하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Top 10 가운데 4명(메시, 이니에스타, 네이마르, 싸비)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벨기에 국적의 선수들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벨기에 – 42위: 뱅상 콤파니 (Vincent Kompany, 맨체스터 시티)
47위: 티보 쿠르투와 (Thibaut Courtoi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52위: 악셀 비첼 (Axel Witsel,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57위: 얀 베르통헨 (Jan Vertonghen, 토트넘 핫스퍼)
75위: 토비 알더바이렐트 (Toby Alderweireld,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00위: 에당 아자르 (Eden Hazard, 첼시)
러시아와 알제리 국적의 선수들 가운데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없었습니다. 한국 선수들도 없었습니다. 아시아 선수들 가운데서는 올 겨울 AC 밀란으로 이적하는 일본의 혼다가 68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가와 신지가 89위에 올랐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 소속의 아르헨티나 용병 다리오 콩카가 78위를 차지했습니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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