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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팁(Tip) 문화는 혐오스러워요

우리는 구두를 닦아주는 사람에게는 팁(Tip)을 주지만 구두를 파는 사람에게는 팁을 주지 않습니다. 피자를 배달해주는 사람에게는 팁을 주지만 택배를 배달해주는 사람에게는 팁을 주지 않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팁을 주지만 실제 프랑스에 있는 식당들에는 팁 문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런 기이한 팁 문화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미국은 19세기 유럽으로부터 팁 문화를 들여왔습니다. 초기에 미국의 정치인들은 이를 뇌물로 보고 금지했지만 많은 레스토랑의 주인들은 사람을 고용하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팁 문화를 인식했고 결국 미국 사회는 팁 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팁을 주는 문화는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며 팁과 관련된 소송이 빈번해짐에 따라 변호사들에게만 좋을 일을 시키고 있습니다.

팁 문화는 서비스 노동자가 더 열심히 일하는 것과 큰 관련이 없습니다. 팁의 규모는 실제 서비스 만족도와 관계가 거의 없고 매우 무작위 요소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신용 카드로 결제를 하는 경우가 현금 결제를 하는 경우보다 팁을 더 많이 주고 서비스를 하는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경우나 영수증에 웃는 얼굴을 그려놓은 경우에 더 많은 팁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팁 규모 차이에서 직원의 서비스 품질은 1~5% 정도밖에 차지 하지 않았습니다. 팁 문화는 또 인종간 차별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흑인들은 백인들에 비해 평균 3% 정도 낮은 팁을 줍니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레스토랑 직원들은 흑인보다는 팁을 많이 주는 백인들의 필요에 더 중요성을 두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팁의 규모가 아니라 레스토랑들이 직원들에게 생계를 이어나갈만한 충분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노동법은 팁이 서비스 노동자의 임금을 채워주는 한, 시간당 최저 2.13달러라는 낮은 임금을 지불 할 수 있도록 허용 (tip credit)하고 있습니다. 물론 팁을 포함한 임금이 최저임금을 넘어야 하지만 이를 아는 노동자는 많지 않습니다. 팁 문화는 고용주가 지불해야 할 노동 임금을 소비자들에게 떠 넘기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동법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변호사들입니다. 서비스 노동자와 매니저사이에 팁을 공유해야하는지를 둘러싼 소송이 빈번하면서 변호사들은 큰 수임료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레스토랑들은 팁을 공유하는 것에 있어서 확실한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또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 팁이 임금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한 현재의 노동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개정이 있을때, 비로소 팁은 진정한 의미에서 고마움(gratitude)의 표시가 될 것입니다. (S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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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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