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자유당이나 프랑스의 국민전선과 같은 대표적인 극우 정당들은 전통적으로 무슬림이나 이민자들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대중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새로운 목표물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유럽연합, EU입니다. 지난 13일, 자유당 당수 헤이르트 빌더스와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은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의회 내에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내년 선거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공동 목표는 유로화를 폐지하고, EU가 각 국 예산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지난 세대의 이상주의적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 유럽 통합을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입니다. EU가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둥, 괴물이라는 둥 격한 표현도 거침없이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미 유럽의회 내에는 유럽 통합에 비관적인 집단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그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빌더스와 르펜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못했죠. 유럽 통합에 반대하면서도 국경을 넘나드는 연합 전선을 구축한 것이 모순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두 극우정당들 사이에는 노선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빌더스는 시오니스트지만, 르펜은 딱히 이스라엘 편을 들지 않습니다. 마린 르펜의 아버지는 오히려 홀로코스트를 부정한 이력을 갖고 있죠.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네덜란드에서는 동성애자 인권 문제가 좌우를 넘나드는 담론입니다. 빌더스는 무슬림을 공격할 때에 종교적인 호모포비아를 걸고 넘어지곤 하죠. 반면 프랑스의 극우정당은 보다 전통적인 의미의 우파로, 르펜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쪽입니다. 르펜은 “결혼한 부부 간에도 의견 차이가 있다”며 새로운 연합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일축했습니다. 극우정당인만큼, 무슬림 이민자 관련 입장 등 공통점도 많습니다. 이들 정당이 각 국에서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도 주시할만한 지점입니다.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민족주의 극우 정당이 국제 협력을 추구함으로써 언론이나 정치 엘리트들의 경멸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구실을 찾을 수 도 있다고 말합니다.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들의 활약에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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