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Sepp Blatter) FIFA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그냥 눈 감아 넘길 수는 없다”며 조만간 카타르 국왕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영국 일간지 Guardian은 현대판 노예계약이라 불러도 될 만큼 열악한 건설현장의 실태를 고발하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관련 NP 기사) 하지만 블래터 회장은 동시에 이 문제는 FIFA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선 데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다는 발언을 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블래터 회장의 발언은 카타르 정부가 나서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참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월드컵 개최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묵살하며 내놓은 일종의 절충안입니다. 앞서 국제노조연맹(ITCU)은 카타르가 현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월드컵이 개막하는 시점까지 무려 4천여 명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대로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는 실질적으로 카타르 정부이고, 노동조건이나 법리적 계약 문제는 FIFA가 각국 축구협회를 통해 직접적으로 지시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우려를 표하는 선에서 문제를 수습한 뒤 실무진을 파견해 개선책을 강구해나가는 전략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네팔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있는 변호사 측에서는 결국 모든 문제가 월드컵 개최 때문에 일어났는데 FIFA의 수장이 뒷짐만 지고 있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블래터 회장이 카타르 국왕을 만나기 전에 네팔 노동자들이 머물고 있는 빈민촌을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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