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카타르라는 나라 이름을 듣고 싶지 않아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돈을 벌겠다며 카타르로 떠났던 아들은 여섯 달이 채 되지 않아 심장마비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네팔의 가족에게로 돌아왔습니다. 잔병치레 한 번 한 적 없던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게 단지 중동의 살인적인 더위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가족들은 가늠하지도 못한 채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카타르 도하에 있는 네팔 대사관에서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부터 8월 8일 사이에만 최소한 44명의 네팔 노동자가 카타르에서 숨졌습니다. 2022년 FIFA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뒤 카타르 도하를 비롯한 곳곳에 경기장을 비롯한 관련 시설 건설 붐이 일었습니다. 자국민들로는 노동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게 되자 건설자본은 값싼 외국인 노동자들을 찾기 시작했고, 네팔 출신 노동자들이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카타르로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네팔에서 계약 당시 주겠다던 월급과 생활비 약속은 카타르에 내리는 순간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이들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수용소 같은 곳에 집단으로 살며 수개월간 봉급은 구경도 못한 채 폭언과 구타,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머무는 생활시설의 공동부엌에는 벌레가 들끓습니다. 최악의 위생, 부족한 생활비와 식비 탓에 이들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고, 살인적인 중동의 여름 더위가 찾아오자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겁니다. 계약을 맺을 당시 소개비 명목으로 낸 돈을 빚을 내 치렀던 노동자들은 월급이 밀려도 하소연도 못하고 있습니다. 다 포기하고 네팔로 돌아가려 해도 오히려 불법체류자 신분일 때가 많아 고용주가 허가하지 않는 한 카타르를 떠나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카타르 정부는 공식적으로 노동법은 잘 지켜지고 있다며 이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제노동기구(ILO)조차 카타르에서 벌어나고 있는 일이 “현대판 노예계약”과 다름 없다고 밝혔습니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 탓에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월드컵 개최에 필요한 시설들이 가난하고 힘 없는 네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착취하며 지어졌다는 혐의가 덧붙여지면 FIFA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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