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자동차로 인한 도심 교통 정체와 대기오염은 베이징 시의 크나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베이징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번호판 발급을 엄격하게 규제하며 차량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해 왔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는 베이징 시 번호판을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에게만 발급하기 시작했는데, 신청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번호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10:1 안팎의 경쟁률이었지만 올해 경쟁률은 80:1을 넘었습니다. 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베이징 주민 가운데 절반 가량이 1년 이상 번호판을 구하지 못해 차를 못 사고 있고, 베이징 주민 가운데 1/3은 공식적으로 베이징 거주자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차를 못 사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시 대기오염 개선책의 일환으로 2017년까지 차량 숫자를 6백만 대 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차량 대수가 535만 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번호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규칙을 어기고 법을 피해 번호판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번호판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톈진에 사는 한 번호판 딜러의 비리가 중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베이징 시 번호판 1천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이 여성은 차량 하나의 앞뒤 번호판 한 세트에 1만 위안(약 2백만 원)을 받고 빌려주며 돈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번호판 딜러들이 성업 중인 것은 물론이고, 수도권 지역인 허베이 성의 번호판을 구하는 베이징 시민들도 많습니다. 허베이 성 번호판으로는 출퇴근 시간에 시내 주요도로와 중심지 일부를 다니지 못하지만, 아예 번호판을 구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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