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미국 루이지애나 주 전체에 걸쳐 있던 습지의 75%, 면적으로 따지면 약 5,200km2(제주도 면적의 세 배)가 사라지거나 파괴됐습니다. 습지가 사라지거나 제 기능을 못할 만큼 파괴된 뒤로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루이지애나의 주요도시들은 멕시코만을 타고 올라오는 대형 허리케인에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습지를 사라지게 만든 원인으로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쌓아올린 제방과 석유회사들이 시추를 위해 지어놓은 수많은 운하들입니다. 강물이 들고 나면서 싣고 내려온 침전물들이 쌓여야 습지가 형성되고 유지되는데 제방이 이를 막았고, 곳곳의 운하 때문에 짠 바닷물이 습지로 밀려들어 습지를 파괴했습니다.
뉴올리언스 제방 관리감독위원회가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최근 대형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습지가 파괴된 데 대한 책임을 석유회사들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취지에서 습지를 다시 살리는 데 드는 비용을 대거나, 허리케인 피해를 막도록 제방을 보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라는 게 소송의 골자가 될 전망입니다. 위원회의 변호사들은 1990년대 주 검찰이 대형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급증하는 건강보험 비용을 일부 부담하라는 소송에서 승리했던 기억을 되살려 100여 개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환경을 보호하고 습지를 되살려 허리케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도 있는 반면, 환경부담금의 적지 않은 부분을 통째로 가져갈 생각밖에 없는 탐욕스러운 변호사들이 루이지애나 주의 주요 산업을 볼모로 무리해서 싸움을 걸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실제로 원고 측 변호사들은 승소할 경우 석유회사들이 낼 처음 1억 달러의 환경부담금 가운데 32.5%를 챙겨가기로 되어 있고, 추가 비용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 돈을 받게 됩니다. 주 제방위원회 연합도 소송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고, 친기업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사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 주 정치인들 입장에서도 달가울 게 없는 제안입니다. 진달(Bobby Jindal) 주지사가 소송 움직임을 비판한 데 이어 주 의회도 소송을 기각시키거나, 거두게 될 환경부담금의 액수를 미리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달 주지사는 마구잡이로 제방을 쌓아올린 주체로 육군 공병대를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방 관리감독위원회는 군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군은 이미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145억 달러나 들여 제방을 보수하고 관리해왔다고 강변합니다. 석유회사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논리를 포기하지 않은 셈이죠. 지난달 15일 주 정부와 위원회는 일단 45일 동안 소송을 추진하지 않고 다른 해법을 모색하자는 데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석유회사들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강경파들이 위원회 안에 있어 장기적으로는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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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