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 남은 마지막 통신 불모지입니다. 아직까지도 통신기업이 독점권을 유지하는 바람에 경쟁이 없고, 주변국의 이동통신 보급률이 70%에 다다르는 동안 25% 보급률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터넷 보급율도 2.5%로, 바로 이웃국가인 케냐의 40%에 비교됩니다.
문제는 통신이 경제발전과 직결되는 산업이라는 겁니다. 이티오피아의 독재자들은 통신보급의 경제적 효익을 인식하면서도 정치적 파장을 두려워합니다. 얼마전 중국의 통신 장비 사업자인 ZTE, 화웨이(Huawei)와 16억 달러에 네트워크 설치 계약을 맺은 건 이티오피아 정부 당국이 통신 산업을 앞으로도 직접 관리해 국민들을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2010년 이티오피아 텔레콤이 프랑스텔레콤과 협력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고 통신산업도 사유화되는 조짐이 보이는가 했습니다. 그러나 수장이 바뀌고, 이번 계약으로 다시 후퇴했습니다.
이티오피아의 총리는 이동통신 사업이 쉽게 돈을 버는(Cash cow) 사업이라며 철도 공사 비용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사업권을 경매에 붙이면 30억 달러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대신에 이티오피아텔레콤은 매년 3억달러 이상을 정부에 가져다 바치고 있습니다. 기업 슬로건을 ‘미래로부터의 단절(Disconnecting Ethiopia from the future)’로 바꿔야한다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고 “모든 의사소통을 감시하려는 시스템적 노력”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티오피아에서는 인터넷검열법에 걸리면 15년까지 형집행이 가능하고, 2년전에는 인터넷 까페에서 온라인전화를 거는 법을 고객에게 가르쳐주던 학생이 체포된 경우도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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