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부터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파이와 과자류를 생산해온 한 기업은 최근 폴란드로 공장을 이전했습니다. 오클라호마 안에서 기본적인 독해와 산수 능력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폴란드는 최근 십 수년 사이에 교육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로 꼽힙니다. 폴란드와 미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언론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는 저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 And How They Got That Way)>에서 그 차이점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국가별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폴란드와 핀란드, 한국의 사례를 미국 출신 고교 교환학생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고국과 전혀 다른 교실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기본적인 학습량에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고, 학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도 훨씬 진지했던 것이죠. 미국 교실처럼 첨단 기기를 갖추고 있지 않지만 학생들은 계산기 없이 구구단을 외워 문제를 풀고, 각 교과 담당 교사들의 권위도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저자가 3개국 탐방에서 이끌어낸 결론은 바로 기대가 있어야 성취도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와는 달리 폴란드, 핀란드, 한국에서 학교는 어려운 교과 내용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킨다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며, 교사들의 기대치는 크고, 학생들은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합니다. 저자는 핀란드 내 빈곤층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도 학교가 똑같이 엄격한 잣대로 학생들을 대하는 것을 보고, 미국에서 학업 실패를 흔히 부와 배경의 문제로 돌리는 것을 비판합니다. 빈민가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에 낙제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것이 학생에게는 장기적으로는 더 큰 실패를 안겨준다는 것이죠. 물론 높은 학업 성취도에는 어두운 이면도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의 학교에서 “교육적 매저키즘의 문화”를 발견합니다. 모두가 소수의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해 경쟁하는 체제에서 학생들은 불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해도 저자는 50년대에 국민 다수가 문맹이었던 나라가 현재의 “극단적 성과주의” 사회를 만들어낸 저력에서얻을 수 있는 교훈이 분명히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폴란드와 핀란드, 한국이 모두 경제적으로건 존재론적으로건 위기의 순간을 겪고 나서야 교육 분야에서 성공을 일궈냈다고 말합니다. 3년 연속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미국도 곧 그런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고, 이후에 개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conomist)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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