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천연가스인 셰일가스 시추 붐이 여전한 미국에서 가스전이 개발되는 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과 시추회사 사이의 법적 다툼은 흔한 일입니다. 대개 주민들은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로부터 적당한 수준의 보상금을 받은 뒤 거주지를 옮깁니다. 그런데 최근 주요 시추회사 가운데 하나인 레인지 리소스(Range Resources Ltd.)가 한 가족에게 75만 달러(8억 3,500만 원)를 보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어른들 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일종의 함구령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년 전 펜실베니아 주 법원에서 레인지 리소스와 할로위치(Hallowich) 씨 가족이 합의한 사항이 지난주 언론(Pittsburgh Post Gazette 관련기사 보기)에 공개됐는데, 리소스 사는 당시 10살, 7살이었던 두 자녀에게도 앞으로 평생 석유, 가스 시추, 수압파쇄(fracking)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신들의 농장 근처에 가스전이 개발되고, 오폐수가 지하수에 스며들어 가족의 건강이 나빠졌다고 소송을 제기했던 아이들의 아버지 크리스 할로위치 씨는 레인지 리소스 측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서도 법원에서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함구령을 강요하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이들이 장차 사귀게 될 친구 중에 아빠가 가스 시추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라도 생기면 자연히 이 얘기를 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에게까지 합의를 이행하라고 강요하는 건 지나칩니다.” 소송 과정에서도 레인지 리소스 측 변호사는 회사 측은 의견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레인지 리소스 사의 대변인은 어린이들에게까지 함구령을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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