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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가격을 어떻게 매길 것인가?

회사를 이끄는 사람들은 회사의 이윤을 늘리기 위해 주로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이야기합니다. 이윤을 늘릴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즉 가격을 올리는 방안은 대개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품의 가격을 제대로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하이테크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최신 기술로 만든 기능이나 사양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럭셔리 제품의 경우 희소성이 제품을 구매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제품의 공급을 한정시켜 가격을 올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고급 스포츠 자동차인 페라리(Ferrari)나 화려한 고급 가방을 만드는 멀베리(Mulberry)는 앞으로 이러한 전략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쓸 수 있는 기업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같은 제품에 대해 가격차별 정책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우선 기업들은 가격 자체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가격을 어떻게 매기는가에 대해 분명한 정책이 있어야 하고 모두가 이 정책을 따라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라고요? 최근 컨설팅 회사인 시몬-쿠쳐(Simon-Kutcher)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100명 정도 되는 기업의 대표자들에게 각 기업들이 문서로 명시된 가격 정책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단 두 명밖에 없었습니다. 가격을 책정하고 할일을 얼마나 해줄 지, 세일 행사는 언제 할 지 등은 주로 지역 상점이나 주니어 직원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이 상부에서 결정되서 내려온다고 해도 매출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매출을 늘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것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이 고객은 제품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가져다주는 혜택과 그 기업이 뭘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기업가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각각 다른 유형의 고객들에게 어떤 다른 혜택을 어떻게 제공해줄 수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가격을 제대로 매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우 가격에 덜 민감한 기업을 골라내 다른 가격을 제시하기보다는 모든 고객들에게 같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의 가격 정책을 쉽게 씁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정유회사의 경우 펌프가 고장나면 천공시간(drililng time)을 잃게 되서 큰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펌프를 만드는 생산자는 정유회사에 납품하는 펌프의 가격은 높이되 필요한 경우 여분의 펌프를 주문 당일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가격 차별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고객들의 기대치를 더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 GM의 직원들은 옷깃에 29라고 적힌 배지를 달았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29%를 회복하자는 계획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이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시장 점유율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의 할인도 해주겠다’라는 인식만 강화시켰습니다. 가격이 쉽게 바뀔 것처럼 보이고, 기업의 매출이 떨어지면 할인해 준다는 사실을 아는 고객들이 정가를 지불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가격 인상은 말 할 것도 없고요, 이런 점에서 본다면 경제 상황이 어떻든 매년 비용이 조금씩 오를 것이라고 고객들에게 인식을 시킨 DHL의 전략은 훌륭합니다.

넷째, 가격을 어떻게 표시하는가도 중요합니다. 레스토랑에서는 가격을 높게 매긴 와인리스트를 음식 메뉴 아래에 표시하는데, 이는 음식 메뉴의 가격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아이스크림 생산자들은 의미하는 바는 같지만 25% 할인이라는 말 대신 같은 가격에 33%나 더 먹을 수 있다라고 적어둡니다. 이러한 전략에 넘어가는 건 일반 소비자들 뿐 아니라 다양한 장비, 장치를 구매하는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고 가격 차별 정책을 추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 여행 관련 예약 웹페이지인 오비츠(Orbitz)는 애플 컴퓨터를 통해서 자사의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들은 PC 사용자들보다 더 부유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매겼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객들이 가격이 조금씩 여기저기서 오른 것은 눈치채지 못할 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가 명성에 금이 간 영국의 식료품점 테스코(Tesco)는 고객들을 되찾기 위해 대규모 할인에 나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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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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