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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와인 사랑, 보르도 와인 가격 거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2011년 워익 로스(Warwick Ross)는 중국인들의 와인 구매가 보르도 와인 시장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레드 옵세션(Red Obsession)“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보르도 와인의 가격은 2011년 전례없이 높은 가격으로 치솟았다가 2012년 거품이 꺼지면서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다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로스 감독 인터뷰 내용입니다.

WSJ: 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Ross: 2010년말에 비행기를 탔는데 당시 호주의 유명 와인 생산자인 앤드류 캐일라드(Andrew Caillard)가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어요. 그는 보르도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당시 2010년 보르도 빈티지가 모든 사람들이 세기의 빈티지라고 말하던 2009년만큼 좋을지 모른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던 시기였죠. 그 당시 루머는 2010년 빈티지 가격이 2009년보다 더 높을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저는 그 상황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전 세계적 금융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누가 그렇게 비싼 와인을 사는지 궁금했어요. 그러자 캐일라드가 “중국인들”이라고 말했어요. 그 대답은 마치 경제 권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을 비유하는 말처럼 들렸어요.

WSJ: 보르도 와인 가격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당시 프랑스 현지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Ross: 오만함 같은 것이 있었죠. 2010년 빈티지가 출시되기 직전이었는데 당시 영향력 있는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도 2010년 빈티지가 아주 훌륭하지만 만약 현재 상태보다 가격이 더 올라가면 큰 위기가 찾아올거라고 경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프랑스 와인 생산자들은 이런 경고를 새겨듣지 않았어요.

WSJ: 왜 당신은 그럼 와인 가격의 거품이 꺼질거라고 생각했나요? 왜 중국인들은 와인 구매를 중단했나요?

Ross: 뭐든 너무 인기가 많아지면 가짜가 생기기 마련이죠. 당시 그랑크뤼인 샤또 라피트(Lafite) 10병중 1병은 가짜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중국인들이 현명했죠. 그들은 2009년 빈티지가 완벽하다는 사실을 들었고 높은 가격을 지불했어요.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프랑스 사람들이 2009년 수준으로 좋은 2010년 빈티지의 가격을 30%나 올리자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죠.

WSJ: 거품이 꺼진 뒤 보르도는 어떻게 변했나요?

Ross: 2012년 3월에 제가 다시 보르도에 돌아갔을때는 겸손(humility)이 느껴졌어요. 자신들이 가격을 무자비하게 올리고 그 결과로 거품이 생겼다가 꺼진것을 인정했어요.

WSJ: 당신은 레드 옵세션의 많은 장면을 중국에서 촬영했는데 거기서 여러 와인 생산자들과 와인 수집가들을 만났죠.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Ross: 중국의 소규모 와인 생산업자들의 헌신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들은 매우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정말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것은 앞으로 시간 문제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러한 추세에 대한 반발도 있어요. 런던에서 열린 디캔터 와인 시상식에서 중국 닝샤(Ningxia) 지역의 와인이 수상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건 진짜 중국 와인이 아니라 보르도 와인이 중국어로 된 라벨에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제가 닝샤 지역을 방문해 배럴에 담김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 와인은 중국인들의 기술과 노력으로 만든 진짜 중국 와인이었어요. 저는 사람들의 이러한 평가는 서구의 교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WSJ: 어떤 사람들은 중국에서의 와인 붐이 중국 부자들이 한때 관심을 가졌던 것 현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요.

Ross: 저는 중국에서 와인 붐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와인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이고 중국 사람들의 미각도 더 발달하겠죠. 와인에 대한 지식과 감각도 증가하고 있어요. 중국 사람들은 보르도에 있는 샤또를 아예 사기도 하지요. 곧 와인 수집가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와인에도 관심을 보일거에요. 중국인들의 와인에 대한 관심을 앞으로 계속 커질거에요.

WSJ: 배우 러셀 크로우(Rusell Crowe)가 당신 다큐멘터리에서 나레이터를 맡았죠. 어떻게 그를 섭외한것인가요?

Ross:  러셀 크로우도 와인을 좋아하고 또 보르도 와인을 좋아해요. 그는 이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의 친구이기도 했죠. 저는 그를 1순위로 늘 염두해 두고 있었어요. 놀랍게도 러셀이 나레이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죠. 하지만 그는 레미제라블 촬영으로 바뻤고 나레이션에 쓸 시간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허리케인 샌디가 맨하탄을 강타했을 때 그는 하루 시간을 낼 수 있었어요. 러셀은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모든 나레이션을 마무리했는데 우리 마감 시간 딱 1시간 전이었죠. 다음에 러셀에게 좋은 와인 한병 선물해야 해요.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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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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