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장난감과 우산 생산국이었던 대만은 하이텍 허브로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1973년 국책 연구소 ITRI(산업기술연구소) 설립 이래 대만은 정보통신기술에서만 GDP의 1/3 을 생산하는 등 특정 산업군에 투자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뽑힙니다. 대만의 조사연구기관 MIC에 따르면, 전세계 노트북의 89%, 데스크탑 PC의 46%를 대만 기업이 만듭니다. 이중 94%가 중국 노동력을 활용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됩니다.
우리는 대만 노트북하면 Acer나 ASUSTek 정도만 알고 있으나(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업계 리더인 HP, Dell, 레노보의 컴퓨터도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을 통해 모두 대만업체에서 생산됩니다. Quanta, Compel, Wistron 등이 이 제조업체인데, 문제는 영업이익률이 1~2%정도로 낮은 이 사업에서 전세계 PC 수요가 줄고 마진은 더욱 박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IDC에 따르면 올 첫 사분기 PC출하양도 전년대비 13.9% 하락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으로 옮겨가는 수요를 잡는게 대만기업들에게는 큰 과제입니다. 터치스크린을 생산하는 TPK, 반도체 생산업체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스마트폰 칩셋업체 MediaTek은 지금이 기회입니다. 기존의 ODM 사업자들는 PC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페가트론(Pegatron)이 50~60%를 차지하던 PC 사업 비중을 40%로 줄이고 타블렛 사업을 두배로 키우는 등 적극적입니다. 홍하이(HonHai, 폭스콘)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직접 유통망과 기술을 개발하려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타블렛에서 잘하고 있는 사업자에게도 이 시장은 굉장히 경쟁이 치열합니다. 위로는 한국 삼성의 고가제품이, 아래로는 품질이 개선되고있는 중국 본토의 저가제품이 위협하기 때문이죠. ODM사업자의 또다른 대안은 서버 사업으로, Quanta나 Inventec은 직접 서버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Wistron은 클라우드 컴퓨팅, A/S, 의료 기기,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대만 사업자들은 굉장히 빨리 적응해요.” MIC 아날리스트의 말입니다. 실제로 대만은 중국에 공장을 이전할 때 굉장히 민첩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본토와 경쟁하려면 그래야할 거고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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