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때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대공황 당시 실업률이 금융 위기때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회복 속도 역시 더 빨랐습니다.
대공황을 연구한 버냉키 연준 의장은 역사로부터 배운 교훈을 실천했습니다. 대공황 당시 생긴지 얼마 안된 연준(FED)은 예금인출사태(bank runs)가 경기 불황으로, 경기불황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사태를 지켜보면서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정부와 연준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구제금융 정책과 경기부양책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 위기 이후의 회복은 왜 1930년대만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을까요?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의 경제 자문위원회 의장이자 버클리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크리스티나 로머 (Christina Romer) 교수는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진 상황에서 중앙 은행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당시 경제에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장본인은 물론 연준이 아니라 루즈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연준은 공격적이고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해왔습니다.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대하긴 했지만 채권 매입량을 늘렸을 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이상으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소극적인 정책을 통해서는 사람들에게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습니다. 최근 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해 실시해왔던 양적 완화 정책들의 규모를 조금씩 줄이는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폴 크루그먼도 지적했듯이 다시 소극적인 역할로 돌아가려는 연준의 이러한 행보는 경제 상황이 아직 와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기회만 있으면 채권 매입을 중지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중앙은행의 성향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준이 경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사고 방식을 가진 수장의 영입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현재 연준 부의장인 자넷 옐렌 (Janet Yellen)은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으로 가장 확률이 높지만 적극적인 연준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크리스티나 로머 교수가 더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로머 교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에 있어 극단주의(Extremism)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입니다.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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