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상위 1%를 위한 변호 (Defending the One Percent)

*역자주:  이 글은 Journal of Economic Perpsectives에 곧 출판될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그레고리 맨큐(N. Gregory Mankiw) 교수의 논문 “Defending the One Percent”를 요약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이 길어 생략한 부분들이 많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원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완벽한 경제적 평등을 이룩한 사회를 상상해보세요. 이 사회에서는 부의 재분배를 위해 공공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은 쓸모없을 거에요. 그러던 어느날,  스티브잡스나 J.K.롤링,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혁신가가 등장해서 제품을 만들었고 모두가 이 제품을 원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원하는 사람만 물건을 사겠지만 물건을 생산하는 사람은 한 명이고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이 혁신가는 엄청난 부를 소유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소득의 불평등은 불가피해지겠죠. 이제 과거에 완벽히 평등했던 사회는 새로운 종류의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공공정책은 과거와 같아야 하는가? 아니면  정부가 개입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는가? 제 생각에 이 사고 실험은 지난 몇십 년간 미국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를 아주 간략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 이후 평균 소득은 상승했지만 그만큼 불평등도 심화되었습니다.

불평등을 혐오하는 경제학자들은 불평등 자체가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불평등이 경제적 비효율성을 가져온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불평등에 대해 논의할 때면 늘 불평등에 수반되는 사회적, 정치적 가치에 대한 논쟁도 함께 이뤄지는데, 불평등이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면 규범적 판단은 훨씬 더 쉬워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위 1%의 소득이 증가한 이유가 이들의 로비 때문에 정부가 부자들에게 호의적인 규제나 정책을 펴고, 이로 인해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이 부자에게 집중된 결과라고 가정합시다. 이런 경우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불평등의 가격(The Price of Inequality)”이라는 책에서 미국 부자들이 부를 획득하는 주요 수단이 앞서 언급한 로비와 같은 지대추구(rent-seeking)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의 주장이 별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이 지금보다 낮았던 1970년대에 비해 부자들의 지대추구 행위가 오늘날 더 크다고 믿을 이유는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과 로렌스 캐츠(Lawrence Katz) 교수의 주장, 즉 기술 변화가 교육수준이 높은 전문직이나 숙련 노동자들에 대한 시장 수요를 늘림으로써 숙련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사이의 불평등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증가하는 불평등은 정치와 지대추구 행위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른 결과물입니다. 설사 지대추구 행위를 통해 부자들이 부를 축적했다는 스티클리츠의 주장이 맞다고 칩시다. 누진세(progressive tax system)를 확대하고 정부 복지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은 사회를 좀더 평등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불평등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국내 회사가 보호무역 정책인 쿼타(quota)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는 만큼 이윤을 챙겨 부를 축적하고 있다면 문제의 해결책은 쿼타제도를 없애는 것이지 과세 제도를 손보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불평등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내용은 바로 기회의 불평등입니다. 경제학자들은 기회의 불평등이 경제적 비효율성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의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부유하게 되는 것을 기회의 불평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IQ는 유전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똑똑한 부모가 똑똑한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고 좋은 머리는 나중에 높은 임금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습니다. IQ 뿐만 아니라 자기 통제, 집중력, 사교성 등과 같은 것도 유전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우리가 유전적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전적인 부분이 경제적 결과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가정이라는 겁니다. 부유한 가정 출신이 부자가 되는 현상을 두고 사회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단정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만약 한 사회가 이상적인 기회의 평등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면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은 고소득자가 아니라 저소득층일 것입니다. 저는 상위 1%나 중산층이나 교육이나 직업과 관련된 기회에 있어서는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는데 우리 부모님 두 분은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제 아이들은 훨씬 더 교육수준이 높고 부유한 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지만 제 아이들과 이 나이또래였을 때의 저를 비교해보면 우리 아이들이 훨씬 더 나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진보주의자들은 미국 사회의 증가하는 불평등과 관련해서 세 가지 주장을 했습니다. 첫째, 미국의 세금 제도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역진세(regressive tax)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 투자가인 워렌 버펫은 자신에게 매겨지는 세율이 자신의 비서보다 낮다면서 부자들이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외희 예산국(CBO)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23,500달러 이하인 하위 20%는 소득의 1%만을 연방 세금으로 냈지만 연간 소득이 1,219,700달러 이상인 상위 1%는 소득의 28.9%를 연방 세금으로 납부했습니다. 둘째, 진보주의자들은 부자들의 소득이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정도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만들어서 부자가 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지만 월스트리트의 CEO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비판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발표된 연구들은 CEO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는 그 사람들의 가치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는 세 번째 주장은 부자가 된 사람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간접자본들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회간접자본의 혜택은 크지만 이 역시 생산과정에서 투입되는 다른 요소들과 같이 분석되어야 합니다. 앞서 저는 상위 1%가 연방 소득세의 25% 이상, 주와 지방정부의 세금까지 합하면 전체 세금 납부액의 1/3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드는 비용에 충분히 자기 몫의 돈을 내고 있는 것 아닌가요? (N. Gregory Mank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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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st지의 맨큐의 논문에 관한 기사 보기

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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