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의 본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정의(justice)의 개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의가 필요했고, 우리는 진화를 통해 규칙을 지키는 본성을 내면화 시켰습니다.
크리스토퍼 보엠은 “도덕의 기원(Moral Origins)”에서 50여 개의 수렵채집 문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후 우리의 조상들이 유인원 사회와 같이 힘이 곧 정의가 되는 수직 계층사회로부터 보다 평등한 사회로의 급진적인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약 25만 년 전, 조상들은 보다 효율적인 공동사냥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공동사냥이라 하더라도 그 성공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오늘날의 경우 약 4%) 이들은 이득과 위험을 모두 분배하는 사회적 보험제도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곧, 더 잘 나누는 집단이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겁니다.
보엠은 모든 성공적인 수렵채집 사회는 과도한 이기주의와 족벌주의, 편파주의를 금지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이를 위해 비난, 비웃음, 수치심 자극, 따돌림, 추방, 사형(일반적으로 집안 싸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집안의 다른 남성이 이를 시행합니다)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고기는 직접 사냥한 사람이 아닌 다른 중립적인 인물에 의해 분배됩니다. 지배적인 남성이 더 많은 고기를 요구할 경우 “반독점 연합”이 결성되어 이를 제지합니다. 자신의 힘을 남용하는 강자는 제거되며, 이것은 일종의 역우생학(inverted eugenics)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수렵채집 사회에는 불공정과 독재에 저항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선사시대에 이런 문화를 10,000 세대 이상 겪었을 것입니다.
사회적 처벌은 진화에 있어 매우 강한 선택압으로 작용했습니다. 스스로를 제어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부끄러움과 죄책감은 이런 사회적 규칙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감정입니다. 우리는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스스로를 처벌하기도 합니다. 비록 문화의 차이에 따라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주는 요인은 다를 수 있지만 모든 사회의 규칙은 개인의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 또 집단의 이익 사이에 균형을 잡아주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을 참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류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일찌감치 사회적 규칙을 지키는 자기 제어능력을 개발했습니다.
우리는 집단의 일원으로 자라났습니다. 조상들은 인위적으로 우리를 좋은 짝이자 협력자로 만들었습니다. 규칙과 문화는 나쁜 협력자가 자손을 낳기 위해 더 큰 비용과 노력을 필요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들은 더 적은 자손을 낳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머의 라이벌이었던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드는 정의를 “제우스의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비록 가장 위대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정의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본성입니다. 정의가 없이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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