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상태라는 환상
미국 중서부의 넓은 평원에 자리잡은 다른 도시들처럼 캔자스주 오버랜드 파크 역시 사나운 날씨에 익숙합니다. 매년 봄과 이른 여름에는 록키산맥을 넘어온 차가운 기단 아래로 멕시코만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파고듭니다. “더운 공기는 상승합니다.” 물리교과서에 나오는 이 단순한 표현이 이곳에서는 피부로 느껴지는 효과를 낳습니다. 중력은 이 따뜻하고 가벼운 공기가 상층의 차가운 공기사이를 최고 16 km 높이까지 파고들도록 만듭니다. 이것이 기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첫 번째 원인입니다. 두 번째 원인은 북쪽과 서쪽에서 불어오는, 불안정한 상태로 회전하면서 폭풍의 초기형태가 되는 지표면의 바람입니다. 이 두 가지 조건에 의해 때로 직경 1.6 km, 풍속 640 km/h에 달하는 강력한 토네이도는 만들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대개 토네이도를 특이한, 부자연스러운, 그리고 명백히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매년 캔자스 주에서만 100건 이상의 토네이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말 그대로 정상적인 대기변화의 과정을 통해 발생합니다. 즉 토네이도는 대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현상 중의 일부이며, 이는 하나의 현상이 다른 현상을 낳고, 또 이것이 계속 다른 현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결국 평범한 회색 하늘이 난폭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토네이도로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대기는 과학자들이 말하는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 – 그 결과를 인간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 에 취약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신은 이 용어를 어디선가 들어보았을 지 모릅니다. 양의 되먹임이란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 매우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과학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개념입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의 논의과정에서 이 단어는 자주 등장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빙하가 녹게 될 때 하얀 얼음은 푸른 물로 바뀌게 됩니다. 하얀색은 푸른색보다 가시광선을 더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에 태양에너지는 얼음보다 물에 더 많이 흡수되게 되고 이 과정은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에너지를 증가시켜 지구의 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키게 됩니다. 양의 되먹임 개념은 심리학, 생물학, 전자공학, 물리학, 전산학 등의 수많은 학문분야에 등장합니다. 이 개념 자체는 비록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이 개념이 포함된 현상을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National M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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