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출간된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Moneyball)”은 스포츠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거대한 흐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06년 시작된 MIT 슬론 스포츠분석학회는 매년 더 많은 연구결과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제 이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에서만큼은 아직 이런 흐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축구는 보다 연속적인 운동이며, 또 각 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운동입니다. 대부분의 감독들 역시 이러한 분석을 탐탁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치학 교수가 되기 전 독일 4부리그에서 뛰었던 행동경제학자 크리스 앤더슨의 신작 “넘버스 게임(The Numbers Game)”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왜 스토크 시티(Stoke City)는 롱스로인(long throws)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는데 다른 팀들은 이를 따라하지 않을까요?” 앤더슨의 답변은 또 다른 질문을 낳게 하며, 우리는 이를 통해 1950년대 찰스 립에 의해 시작된 축구 분석의 역사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곧 우리는 많은 전문가들과 해설가들, 비평가들이 진실처럼 말하던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골을 넣은 직후가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이 말은 수십 년 동안 TV해설가들의 단골 양념이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데이터는 골을 넣은 직후 몇 분이 오히려 가장 안전한 때임을 보여줍니다.
코너킥은 득점과 크게 관련이 없으며, 더 많은 슛을 시도하는 것도 승리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앤더슨과 샐리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의 주요 유럽리그 8,232 게임을 분석했고, 더 많은 슛을 한 팀이 이긴 경우는 리그에 따라 50-58%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들은 팀의 약한 선수가 강한 선수에 비해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단판 승부에서는 기술만큼이나 운이 큰 작용을 한다고 말합니다. 또 흥미롭게도 선수의 신사적인 행동과 그의 조국의 내전과의 관계도 이야기합니다. “조국의 내전이 길어질수록 그 선수가 받는 옐로카드의 숫자도 증가했습니다.”
물론 숫자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저자들은 대런 벤트의 골이 팀의 승리에 기여한 바가 더 크기 때문에 2011년 첼시는 토레스 대신 대런 벤트와 계약을 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첼시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인 공을 지키고 동료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이라면 벤트보다 토레스가 더 낫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아직 축구에는 빌리 빈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축구에 데이터를 적용하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저자인 앤더슨 역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축구 분석은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면에서 정체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자칫하면 하나의 유행으로 끝나고 말 우려도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한 축구팀은 저자들에게 그들을 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주문했습니다. 이사회는 분석결과를 좋아했지만, 감독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숫자들을 보고 내게 누구와 계약할지를 정할 수는 없소. 선수가 가진 심장의 크기는 숫자로는 잴 수 없다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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