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제칼럼

빈곤의 종말을 향하여

1949년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연설 일부분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극단적 빈곤을 안고 살아갑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이들을 구원할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의 예상보다는 오래 걸렸지만, 지금 인류는 굉장한 도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서 2010년 사이, 개발도상국의 극단적 빈곤층(하루 생활비용 $1.25 이하) 비율은 43%에서 21%로, 10억 명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전 세계 70억 인구 중에 11억 명이 남았습니다. 이번주, 유엔은 2000년 도입되어 2015년 만기될 유엔 밀레니엄 개발목표(MDG: Millenium Devleopment Goal)를 2030년까지 재정립할 예정입니다.

하루 $1.25의 생활 비용으로 사는 사람들은 교육, 의료, 옷, 주거지 등의 기본적 욕구뿐 아니라 식량도 없어 굶어죽어가는 극단적 빈곤층입니다. 미국의 최저 생활비용은 4인 가족 기준 $63이며, 일반적으로 하루 4달러는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이 빈민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으로 인한 경제성장입니다. 이는 비약적인 도약의 75%가 밀레니엄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에서 일어났다는 데서 쉽게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1981- 2010년 중국의 6억 8천만 명이 극단적 빈곤에서 벗어났고, 빈민 비율도 84%에서 10%까지 떨어졌습니다. 경제성장률을 보면, 개발도상국의 경우 1960-2000년 성장률 4.3%에서 2000-10년 6%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경제적 평등도 중요합니다. 경제가 1% 성장할 때 빈부격차가 심한 국가의 빈민 0.6%가 극단적 빈곤에서 벗어나는데, 평등한 국가에서는 빈민의 4.3%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음 20년이 어려운 이유는 현재 아프리카와 인도의 취약한 통치구조가 중국의 성공을 답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1.25 조금 안 되게 벌던 빈민들이 먼저 극단적 빈곤에서 벗어나고, 훨씬 가난한 사람들만 남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개발 도상국이 2000년 이후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중진국과의 경제성장 대결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면, 부의 평등을 보장할 수 있다면, 이 남은 11억 중 10억 명도 20년 안에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다면”이라는 조건부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이제 인류는 어떤 정책이 빈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떤 게 해가 되는지 배웠습니다. 사회안전망 보장, 통화체제 안정, 시장 자유화 등이 그 내용입니다. 굶어죽어가는 ‘빈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도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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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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