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학협회보(British Medical Journal)에는 같은 수술이라면 월요일날 받는 것이 금요일이나 주말에 받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여러 종류의 통계를 모아 각 요일별 안전지수를 정리했습니다.
월요일 (안전지수 4/10) – 월요일은 수술을 하기에 가장 안전한 날입니다. 주중, 주말로 갈수록 아주 조금씩이지만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대신 월요일은 지하철, 버스에서의 휴대전화 소매치기가 가장 활발한 날이기도 합니다. 소매치기범들도 수요일부터는 일반인들처럼 우울해지는지 월, 화 이틀에 집중적으로 물건을 훔칩니다.
화요일 (안전지수 1/10) – 화요일도 수술하기엔 괜찮은 날입니다. 대부분 병원의 수술실이 전부 가동되고 있죠. 주중 5일 가운데 교통사고도 가장 적게 발생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화요일이 비가 많이 와서 가장 습한 날로 기록됐는데, 도로가 미끄러우니 오히려 안전운전들을 하는 걸까요?
수요일 (안전지수 4/10) – 주말에 푹 쉰 뒤 직장으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월요일이 싫어 월요병이라는 말도 생겨났지만, 실제로 월요일보다 사람들이 더 우울해하는 날은 수요일입니다. 좋았던 주말의 기억은 어느덧 다 잊혀지고, 다음 주말은 아직까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멀기 때문이죠.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교통사고가 일주일 중 두 번째로 많이 일어나는 수요일 도로를 조심해야 합니다. 주가가 폭락했던 1992년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겠지만,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가장 요동치는 건 월요일입니다.
목요일 (안전지수 3/10) – 야호! 주말이 가까워 옵니다. 목요일은 무얼 하더라도 대체로 안전한 날입니다. 수술도, 운전도 대개 주말에 할 바에는 목요일에 하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목요일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졸(cortisol) 분비량이 주중 가장 높은 때입니다. 목요일날 갖는 성관계가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금요일 (안전지수 10/10) – 13일의 금요일이 아니라도 금요일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선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납니다. 아마도 재택근무를 한답시고 일은 안 하고 집에서 자체적으로 주말을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노동생산성이 낮고 교통량 자체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데도 사고가 많이 나는 이유는 주말에 들뜬 사람들이 운전을 할 때 덜 조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각종 피싱 사기나 해킹이 가장 활발한 것도 금요일입니다. 해커나 범인들은 IT 보안업체 직원들이 한 주 내내 일하고 지치기를 기다렸다가 행동을 개시하는 모양입니다. 나라들 사이에 전쟁에 돌입하는 선전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날도 금요일이고, 최근 쿠데타로 집권한 지도자 15명 가운데 4명이 금요일을 택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이래저래 불안한 금요일입니다.
토요일 (안전지수 5/10) – 가장 즐겁고 행복한 토요일. 과격한 운동을 하다 당할 수 있는 부상, 바베큐를 굽다가 입게 되는 화상도 문제지만 가장 큰 안전의 적은 역시나 술입니다. 구글의 데이터를 보면 토요일의 술 판매량이 급증하는 만큼,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숙취해소제나 치료제가 가장 잘 팔립니다. 토요일날 술병이 나 병원을 찾는 환자는 다른 날보다 70% 더 많습니다.
일요일 (안전지수 0/10) – 재수가 정말 없지 않고서야 가장 안전한 일요일입니다. 도로는 안전하고 주식시장은 휴장입니다. 선전포고나 쿠데타를 하기에도 모두가 휴식을 취하는 일요일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휴대전화는 이미 소매치기 당했으니 피싱 사기를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금요일까지는 아직 닷새나 남았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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