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미국 대법원, 1946년 이후 가장 친기업적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이 이끌고 있는 미국 대법원이 내린 기업 관련 판결들은 동성결혼과 같은 논쟁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한 판결에 가려져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업 관련 판결이야말로 현재의 대법원이 이전의 대법원 판결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정치학자들과 법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대법원 판결은 이전의 버거(Burger) 대법원장이나 랭퀴스트(Rehnquist) 대법원장이 이끌던 시기보다 약간 더 보수적입니다. 하지만 1946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원이 내린 2,000개의 판결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업 관련 판결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재직했던 어떠한 대법관들보다 친 기업적 판결을 내린 대법관들이 많습니다. 현 대법원은 시티즌 유나이티드 판결(the Citizen United case)을 통해 기업들이 선거에서 자유롭게 돈을 쓰거나 캠페인을 벌일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줬고, 기업을 대상으로 제기된 집단 소송이나 인권 관련 소송을 잇따라 기각했습니다.

이 연구는 2차대전 이후의 대법관 36명을 친기업 판결에 따라 순위를 매겼습니다. 현재 대법관 중 보수적 성향의 5명이 전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현직 새뮤엘 앨리토(Samuel Alito)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전체 1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대법원은 케이블을 공급하는 기업인 컴캐스트(Comast) 고객들이 시장 독점을 통해 가격을 올렸다며 제기한 8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집단 소송을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으며, 2011년 월마트를 상대로 제기된 여성 직원들에 대한 성차별 소송도 기각했습니다. 이 모든 결정은 5 대 4로 기각되었는데, 기각에 찬성한 다섯 명의 대법관은 모두 공화당 대통령이, 기각에 반대한 4명은 모두 민주당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들이었습니다. (NYT)

원문보기

대법관들의 친기업 성향 판결 랭킹. 짙은 붉은색이 현재 재직중인 대법관들. 출처: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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