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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한동안 중국 경제가 그 균형점을 넘어 팽창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지난 몇십년간의 정신없는 성장은 조용한 어촌을 공단으로 변모시키고, 다시 그 공단을 금융허브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중국 정부는 좀처럼 나오지 않던 비판을 맞닥뜨렸습니다. 2013년 1분기 7.7%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거죠. 1월과 3월에 많은 자금이 유입된 걸 고려했을때 (관련글) 기대치 못한 수치이기도 했고, 미국을 포함한 대규모 경제의 성장이 저조하다는 비판까지 더해져 (관련글)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성장률에 가려진 두가지 중요한 지표가 있습니다. 하나는 소비자지출(Consumption)이 커졌다는 거고, 두번째는 서비스업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선진화(modernise) 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서구의 선진 경제를 보면 투자보다 소비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경제를 견인합니다. 서비스업은 기본적으로 인력이 투입되는 사업이기에 서비스업이 커지면 가정의 수입이 증가합니다. 수입이 증가하면 소비자 지출이 늘고, 이는 다시 서비스업을 불리는 효과를 낳습니다. 중국 경제가 변모한 것은 정치적 요인도 있는데, 2008년 노동법이 개편되면서 근로자의 소득과 구매력이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위완화 절상에 따라 수출지향적인 경제모델도 내수시장 개발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한다면 실업자가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무라 은행에 따르면 지난 분기 고용상황은 2001년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입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중국의 초고속 성장은 더이상 가능하지 않으며 추구하는 바도 아니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 규제, 부동산 투기 제한, 비효율적인 공무원의 관행 개혁 등 성장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이 무르익음에 따라 성장률은 느려지기 마련입니다. 이 경제의 법칙에 맞서 경기를 부양하려하면 높은 인플레이션, 과잉 성장, 경제 쇼크만 맞닥뜨릴 뿐입니다. (Economist)

중국의 경제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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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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