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석탄산업은 나날이 강화되는 환경 관련 규제와 셰일가스의 발견으로 확연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전체 전력생산량 가운데 석탄을 때 생산한 전기는 37.4%로 2007년 48.5%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 석탄회사들은 아시아로의 수출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고 있는 일본, 수요가 꾸준한 인도, 그리고 무엇보다 전 세계 석탄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거죠.
북서부의 몬태나, 와이오밍 주는 미국 전체 석탄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광업 지역입니다. 현재는 주로 캐나다의 항구를 이용해 석탄을 수출하고 있는데, 업체들은 태평양 연안의 미국 항구를 활용하고 싶어합니다. 워싱턴, 오레곤 주에 화물을 나르는 항만시설을 지어 운영하면 연간 1억 3천만 톤의 석탄을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워싱턴과 오레곤 주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항구까지 석탄을 실어나를 철도를 새로 건설할 경우 주 정부의 돈으로 지원해야 할 게 뻔하고, 시애틀을 비롯한 주요도시의 교통체증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데다 매연이나 석탄 찌꺼기로 인해 공기나 물이 오염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찬성론자들의 견해는 다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선 석탄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있긴 하지만, 미국이 수출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석탄이 중국이나 인도에서 쓰는 석탄만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지는 한 번 따져볼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두고는 이견이 분분하지만 새 항만을 건설하면 4천여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 워싱턴과 오레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몬태나, 와이오밍 주는 워싱턴과 오레곤의 태도를 님비(NIMBY)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항만과 터미널은 까다로운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환경 감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각종 환경영향평가와 감사가 지속될 2016년까지는 양측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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