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백여 년 전, 미국 뉴욕 맨하탄의 블라우스 공장에서 난 화재로 노동자 146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가 났습니다. 노동자들이 물건을 훔쳐갈까 두려워한 공장주가 비상구도 없고, 허리조차 펴기 힘든 비좁은 작업장에 노동자들을 가둬둔 채 일을 시킨 것이 참사를 불렀습니다. 이후 작업장에서의 안전 문제에 관심이 높아져 법이 만들어지고 정부가 이를 규제하기 시작했으며, 1970년에 생긴 산업안전보건공단(OSHA, Occup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은 중요한 결실이었습니다.
지난주 텍사스 주의 비료공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와 3년 전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광산 폭발사고, 그리고 최악의 환경재앙을 가져온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의 공통점은 안전점검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비용을 줄이고 이른바 “자율 규제”를 권장한다는 명분 아래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하던 검사를 줄였습니다. 공화당 의회 또한 공단에 할당된 비용을 20% 삭감해 인재(人災)를 불렀습니다.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진 탓에 이번에 사고가 난 공장들은 산술적으로 129년에 한 번씩 정부 검사를 받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공단의 예산을 1% 정도 늘리려는 데도 무척 애를 먹고 있는 이유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여전히 “자율 규제와 친기업” 정책을 신봉하며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율 규제 바람은 작업장 안전규정에 관한 노조의 단체교섭권이 크게 약화된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작업장 안전 여부를 점검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조의 내부고발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최근 공화당 주지사를 둔 주에서 잇따라 노조를 약화시키는 법안(일할 권리 법안, right-to-work act)이 통과되면서 노조가 협상능력은 물론 기본적인 감시 기능을 못하게 된 겁니다. 지난 2011년 텍사스 주에서 작업장 재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433명으로 뉴욕 주보다 두 배나 많고, 캘리포니아 주보다도 50% 더 많습니다. 텍사스 주의 노동인구는 캘리포니아 주의 2/3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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